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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K푸드 수출 25% 늘었다지만…10달러 중 8달러는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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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 수출 2억2860만달러 중 연초류 78%
담배 빼면 20% 감소…할랄 인증·물류·유통망 과제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올해 상반기 중동으로 향한 농식품 수출이 25% 넘게 증가했지만 수출액 10달러 가운데 약 8달러는 담배를 포함한 연초류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류를 제외한 수출은 오히려 20%가량 감소했다.

정부 수출 통계에서 연초류가 농식품에 포함되면서 전체 실적은 크게 늘었지만, 라면과 과자 등 일반 식품의 중동시장 확대는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셈이다. 할랄 인증과 국가별 통관·표시 규정, 불안정한 물류 환경과 현지 유통망 확보가 식품업계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026 사우디 국제식품박람회' 통합한국관을 찾은 현지인들이 한국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6 사우디 국제식품박람회' 통합한국관을 찾은 현지인들이 한국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에 발표한 '2026년 상반기 K푸드+ 수출 동향'에 따르면,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에 대한 농식품 수출액은 2억286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했다. 중남미 19.5%, 유럽 17.9%, 북미 11.0% 등 다른 주요 권역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품목별로 들여다보면 수출 증가세는 연초류에 집중됐다. 담배를 포함한 연초류 수출액은 1억784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9.1% 증가했다. 전체 GCC 농식품 수출액의 78.0%에 해당한다.

연초류를 제외한 농식품 수출액은 약 502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6295만달러와 비교하면 20.3% 감소했다. 전체 수출 증가율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온도 차다.

미국·유럽은 라면과 과자가 성장 견인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담배가 아닌 일반 식품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미국으로 수출한 라면은 1억753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4.4% 증가했다. 과자는 1억5010만달러로 12.0%, 김치는 2460만달러로 12.9% 각각 늘었다.

'2026 사우디 국제식품박람회' 통합한국관을 찾은 현지인들이 한국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국인 고객들이 롯데마트 K푸드 매대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럽에서도 라면과 과자 수출이 각각 47.5%, 31.8% 증가했다. 소스류는 17.2%, 쌀가공식품은 17.4% 늘어 주요 품목이 고르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남미로 향한 라면 수출도 150.9% 급증했다.

K콘텐츠 확산에 힘입어 라면과 과자, 소스 등 한국 식품이 현지 소비자의 일상적인 구매 품목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출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GCC에서는 농식품 수출 증가분이 연초류에 쏠리며 일반 식품의 시장 확대가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초슬림·캡슐 담배로 중동 공략…연초류 수출 49%↑

중동에서 한국산 담배 수출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현지 수요에 맞춘 제품 전략과 한류 확산이 거론된다.

농식품부는 UAE 등 GCC 지역에서 한류의 인기가 한국산 초슬림 담배의 인지도 향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중동 담배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타르 함량이 높은 제품의 판매 비중이 컸다. KT&G는 이와 차별화해 상대적으로 타르 함량이 낮고 가느다란 '에쎄'를 앞세워 틈새 수요를 공략했다.

'2026 사우디 국제식품박람회' 통합한국관을 찾은 현지인들이 한국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T&G가 세계 최대 면세박람회 '2026 TFWA World'에 참가한 모습. [사진=KT&G]

현지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해 기존 초슬림 담배보다 길이를 줄인 '에쎄 미니슬림'과 캡슐형 제품 등으로 상품군도 확대했다. KT&G는 중동·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이들 제품의 판매 증가가 해외사업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연초류는 이미 현지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반면, 일반 식품은 시장에 진입하기 전부터 준비해야 할 절차가 상대적으로 많다.

할랄 인증부터 아랍어 표시까지…식품 수출은 높은 문턱

대표적인 진입 요건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되는 원료와 제조공정을 확인하는 할랄 인증이다.

할랄 인증이 모든 식품에 일률적으로 의무화된 것은 아니지만 육류 추출물과 젤라틴 등 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제품은 원료의 출처와 제조공정을 확인해야 한다. 국가와 품목, 판매처에 따라 요구하는 인증과 절차도 다르다.

제품 등록과 표시 규정도 부담이다. UAE 등에서는 수입식품의 원재료와 영양정보,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을 현지 기준에 맞춰 표시해야 한다. 아랍어 표기도 준비해야 한다.

'2026 사우디 국제식품박람회' 통합한국관을 찾은 현지인들이 한국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인도네시아 현지 대형마트 내 할랄 인증을 받은 진라면 전용 매대. [사진=오뚜기]

여기에 올해 중동 정세 악화로 물류 불확실성까지 커졌다. 지난 3월 중동 농식품 수출액은 물류 경색과 현지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1~2월 월평균보다 50% 이상 감소했다. 이후 기업들이 우회 운송 경로를 확보하면서 수출은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운송기간과 물류비 부담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특히 냉장·냉동식품은 정해진 보관온도와 소비기한을 유지해야 해 운송이 지연될수록 손실 위험이 커진다. 현지 냉장·냉동 유통망을 확보하고 인증과 제품 등록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중동 농식품 수출에서 연초류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 일반 식품의 성장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현지에서 높아진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을 실제 구매와 반복 소비로 연결하려면 국가별 규정에 맞춘 상품과 안정적인 물류·유통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할랄 인증과 까다로운 통관 절차, 물류비 부담 등 실제 수출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많은 시장"이라며 "단순히 제품을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식문화에 맞춘 상품 개발과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가 뒷받침돼야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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