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15년 전 미국 바이어에게 한국의 고급 화장품 세트를 선물했을 때 돌아온 반응은 경계심이었다. 자신의 얼굴에 발라도 되는 제품인지부터 의심했다. 이제는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을 찾아 피부 시술을 받고, 귀국 후 관리에 사용할 화장품까지 구매한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가 돌아본 K뷰티의 달라진 위상이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가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6'에서 K뷰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아마존]](https://image.inews24.com/v1/d73a621a7f5f5a.jpg)
신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6'에서 K뷰티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자주 질문받는다며 "열풍은 언젠가는 식지만 우리가 기준을 만들고 넓혀 나가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세는 숫자로도 나타났다. 아마존에 따르면 올해 1~9월 아마존 내 한국 셀러의 뷰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 셀러가 출시한 아마존 단독 뷰티 제품은 28개다. 미국 아마존에서 K뷰티는 전체 뷰티 카테고리보다 세 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 대표는 아마존 뷰티 고객 5명 중 1명이 K뷰티를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나머지 4명에 주목했다. 아직 K뷰티를 구매하지 않은 고객에게 시장을 확대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 성장 영역으로는 헤어케어를 제시했다. 머리를 감는 데서 그치던 소비가 두피와 모발 상태에 따라 단계별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세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군도 샴푸와 컨디셔너에서 세럼, 오일, 씻어내지 않는 관리 제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내년 헤어케어·웰니스 분야에서 신규 셀러 50곳의 입점과 신제품 200종 확보를 추진한다. 스킨케어에서 축적한 제품 개발과 판매 경험을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프로젝트 실크로드'의 일환이다.
헤어케어 브랜드의 성장 사례도 소개됐다. 조용훈 바이트랩 대표는 지난해 아마존에 입점한 이후 올해 1~9월 매출이 50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대표 제품인 '그로우턴 엑소좀 브러쉬 앰플'의 매출도 두 배 이상 늘었다.
조 대표는 "아마존의 글로벌 고객 접근성과 다양한 툴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높은 제품 수요를 장기적인 브랜드 성장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가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6'에서 K뷰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아마존]](https://image.inews24.com/v1/b92e9a1f3085cf.jpg)
지역적으로는 유럽을 겨냥한다. 신 대표는 유럽에서 K뷰티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요인으로 수요 부족보다 부가가치세와 규제 준수 등 진입 장벽을 지목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올해 프라임데이 기간 유럽·중동·호주 지역 아마존 스토어에서 한국 셀러의 뷰티 매출은 미국보다 높은 전년 대비 성장률을 기록했다.
바이오던스는 지난해 프라임 빅 딜 데이즈에는 영국에서만 판매했지만 올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으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올해 행사 기간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50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에서 인기를 얻은 마스크팩과 아이패치, 신제품 세럼 미스트가 유럽 시장 초기 성장을 이끌었다.
아마존은 '프로젝트 아우토반'을 통해 내년 약 100개 브랜드의 유럽 진출을 지원한다. 유럽 5개국의 세무·제품 인증·규제 요건과 다국어 상품 페이지 구성 등에 대응하도록 돕고, 이미 진출한 브랜드도 판매 국가를 확대하도록 지원한다.
신규 브랜드의 초기 안착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신 대표는 "출시만으로는 안 된다"며 "초기 1년 동안의 매출이 아마존에서의 사업 지속성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밀리언'을 추진해 내년 신규 셀러 50곳이 미국 아마존 입점 첫해 각각 매출 100만달러를 초과 달성하도록 지원한다. 상품 구성과 재고, 광고, 가격 전략을 밀착 지원하고 미국 현지 조직과 협업해 브랜드 노출 기회를 확대한다.
선도 브랜드와는 '프로젝트 타이탄'을 진행한다. 향후 3년간 핵심 브랜드 7곳과 공동 사업 계획을 세우고 수요 예측부터 물류, 신제품 출시, 마케팅, 브랜드 보호까지 운영 전반의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여기서 검증한 성장 모델을 후속 브랜드에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가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6'에서 K뷰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아마존]](https://image.inews24.com/v1/f1581c4feaa019.jpg)
제조업계도 K뷰티의 성장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날 연단에 오른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은 경쟁력 있는 브랜드와 화장품에 특화된 유통시장, 제조 역량이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K뷰티의 강점으로 꼽았다.
국내 유통채널에서 제품 경쟁력을 검증한 브랜드가 아마존을 통해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콜마도 화장품 제조를 넘어 브랜드 디자인과 마케팅, 유통 지원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화장품 브랜드와 관련 사업을 하기 가장 좋은 나라"라며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K뷰티 브랜드를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K뷰티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묻는 말에 "100% 그렇다고 확신한다"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산업 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기술과 헬스케어의 융합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뷰티가 스킨케어 중심의 유행을 넘어 장기적인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품군과 진출 지역을 넓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신규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규제와 물류, 마케팅을 뒷받침하고 제조·유통 생태계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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