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서 20년 가까이 경쟁해 온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사업 구도가 바뀐다. 롯데가 센텀시티점의 영업을 종료하고 자산을 신세계에 매각하기로 하면서다. 신세계는 인수한 공간을 기존 점포와 연계해 대규모 복합상권으로 개발하고, 롯데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해 핵심 점포에 투자를 집중한다.
![롯데백화점이 29일 부산센텀시티점 영업을 종료하고 자산 전체를 신세계백화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센텀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인수를 통해 이 일대를 '신세계타운'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https://image.inews24.com/v1/a51af306bb4234.jpg)
29일 양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부산 센텀시티점의 자산을 신세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거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마무리될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 센텀시티점은 거래 종결까지 정상 영업하며, 구체적인 영업 종료 시점은 심사 이후 확정된다.
이번 거래는 같은 상권에서 경쟁해 온 두 회사의 상반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2007년 문을 연 롯데 센텀시티점은 2009년 인접한 곳에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들어서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신세계는 대규모 점포와 명품·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상권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2016년 비수도권 백화점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으며, 2023년부터는 3년 연속 2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는 센텀시티점의 성장성과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점포 경쟁력 강화 방안을 검토했지만 추가 투자보다는 자산 매각을 통해 성장 거점에 역량을 집중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센텀시티 일대를 쇼핑·문화·관광·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결합된 '신세계 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기존 신세계 센텀시티점과 2016년 개장한 센텀시티몰에 인수 공간을 연결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상권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센텀시티 내 C부지 개발도 병행한다. 해당 부지에는 럭셔리 호텔과 오피스, 프리미엄 레지던스 등을 갖춘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신규 시설을 연계해 센텀시티를 쇼핑뿐 아니라 업무와 숙박, 관광 수요까지 흡수하는 복합 거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양수도는 양사가 경쟁을 넘어 각자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신세계 센텀시티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핵심 랜드마크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부산 지역에서 철수하는 대신 부산본점과 롯데몰 동부산점에 투자를 집중한다. 부산본점은 이달 지식재산권(IP) 전문관 개장을 시작으로 단계적인 전관 리뉴얼에 나서고, 동부산점은 입점 브랜드와 상품 구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롯데백화점이 추진 중인 '선택과 집중'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롯데는 올해 인천점과 노원점의 전관 리뉴얼을 완료했으며, 잠실점과 본점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대구 수성, 서울 상암, 인천 송도 등에서 신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 센텀시티점 직원들은 부산 지역 내 다른 점포로의 전환 배치가 우선 검토된다. 입점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계약 조건에 따라 영업 전환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거래로 신세계는 부산 핵심 상권에서 사업 기반을 한층 넓히고, 롯데는 저효율 점포를 정리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유통업계에선 백화점 업계의 경쟁이 점포 수 확대보다 핵심 거점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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