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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됐다고 다 클래식카일까…명차를 남기는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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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부품보다 원형 보존…고증·작업 기록이 복원의 핵심
부품난·인력 부족 해소 과제…복원센터·인증체계 제안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클래식카를 문화유산으로 남기려면 원형을 살리는 복원 기술과 차량 이력을 관리할 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관과 주행 기능을 되살리는 데서 나아가 당시의 제작 방식과 부품, 복원 과정까지 보존해야 자동차의 역사적 가치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6 서울클래식카쇼 학술포럼'이 열렸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6 서울클래식카쇼 학술포럼'이 열렸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클래식카쇼 학술포럼'에서는 자동차 디자인의 역사와 보존·복원 기술, 국내외 관리제도가 논의됐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서울클래식카쇼 조직위원회가 공동 개최한 이날 포럼의 주제는 '클래식카 문화 진흥,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장은 자동차 디자인을 기술 발전과 사회·경제적 변화가 축적된 결과로 봤다. 그는 미국의 대량생산 체제와 일본·한국 자동차의 부상 등을 짚으며 자동차를 경제적 가치를 지닌 상품에서 종합적 문화로 해석하는 흐름을 소개했다.

구 원장은 최근 디자인의 변화에서도 역사와 문화, 전통, 감성, 스타일과 공간·경험의 중요성이 커지는 데 주목했다. 클래식카를 보존하는 일 역시 오래된 차의 외형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차체를 만든 방식과 실내 재료, 공간 배치에 담긴 당대의 기술과 생활문화를 함께 살피는 작업이다.

김응서 삼성화재 모빌리티뮤지엄 프로가 제시한 복원의 원칙은 명확했다. 그는 "모든 것을 새것으로 만드는 것이 반드시 좋은 복원이 아니다"라며 "남아 있는 원형과 역사적 흔적을 지키는 일,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특정 시기의 상태를 회복"하는 작업으로 구분했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6 서울클래식카쇼 학술포럼'이 열렸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김응서 삼성화재 모빌리티뮤지엄 프로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클래식카쇼 학술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포르쉐 901 No.57은 이 원칙을 보여주는 사례다. 1964년 제작돼 2014년 발견된 이 차량은 차체 부식과 결손이 심했지만 기존 강판의 절반 이상을 보존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원부품을 우선하고 필요한 부위만 교체해 2017년 복원 결과를 공개했다.

국내 메르세데스-벤츠 300Sc 복원에는 약 4년이 걸렸다. 부족한 자료를 찾고 수백 가지 부품을 조달하며 외관과 기능을 함께 복원했다. 차체 판금과 엔진 정비에 더해 가죽·목재 등 소재에 대한 이해와 고증이 필요했다. 김 프로는 이를 "수리 기술에 역사적 조사와 재료에 대한 이해가 결합되는 작업"으로 설명했다.

고친 부품에도 '이력서' 필요

복원 과정에서는 부품을 구하는 것만큼 해당 차량에 맞는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김 프로는 "복원에 적합한 부품인지 확인할 근거까지 함께 확보해야 한다"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원부품을 보존·수리하는 방식을 우선하고, 당시 순정부품을 확보할 때는 시대와 사양, 형상을 대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생산 부품을 쓰거나 개별 제작할 때도 설계도면과 실측, 재료 정보가 필요하다. 어떤 부품을 왜 교체했는지 기록이 남아야 이후 소장가나 복원 기술자도 차량 상태와 작업 경위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작업 전후 사진과 일지, 부품 이력을 축적하고 차량별 기록의 공통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숙련 기술자의 경험을 전수할 교육과 박물관·복원업체·연구자·소장가 간 정보 공유도 과제로 꼽았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6 서울클래식카쇼 학술포럼'이 열렸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한성길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연구팀장이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클래식카쇼 학술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이런 작업을 지속할 국내 기반은 아직 부족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성길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연구팀장은 △부품 수급 난항 △복원 전문인력 부족 △복원 표준 가이드라인 부재를 주요 현장 과제로 제시했다. 소비자와 업체 사이의 신뢰 부족, 장기 복원에 따른 보험·세금 부담과 제조사의 참여 부족도 짚었다.

한 팀장은 이를 보완할 연구안으로 클래식카 복원센터 모델을 제안했다. 그는 "인증·가치평가, 부품 수급·제작 지원, 기술교육·전문가 양성 등을 포함한 센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복원 공간을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부품 확보와 인력 육성, 차량 관리까지 연계하는 구상이다.

원형 보존과 부품 변경 상태 등을 반영한 4개 등급, 차량 정보와 상태 등급을 담은 확인서 발급 방안도 논의됐다. 개별 기술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복원 작업에 공통 기준을 마련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김 프로는 보존·복원 논의의 방향에 대해 "정책의 선언보다 현장에서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중요하다"라며 "기술은 자동차를 복원하고, 기록은 역사를 이어간다"라고 강조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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