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중국·인도 원료 없으면 공장 멈춘다⋯보건안보까지 '흔들' [원료 약가 우대의 허점㊦]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원료의약품 자급도 27.9%⋯해외 공급 차질 땐 필수약 생산도 위협
미국·EU 등 주요국 공급망 강화⋯국내서도 지원 기준 현실화 목소리

정부가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 육성과 원료 자급화를 위해 약가 우대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업계는 사실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한다. 원료 자급화를 통한 보건안보까지 고려한다면 해당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이뉴스24는 원료의약품 약가 우대 기준의 허점을 짚고 향후 과제는 무엇인지 들여다봤다.[편집자]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원료의약품에 대한 폭넓은 우대 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원료 자급화의 중요성에 있다. 원료의약품 자급도 하락은 단순히 개별 기업의 경쟁력 차원에 그칠 문제가 아니다. 해외 원료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국내 의약품 공급망 전체가 외부 변수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해외 원료 공급 차질은 국내 의약품 생산과 필수약 공급을 위협할 수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챗지피티.]
해외 원료 공급 차질은 국내 의약품 생산과 필수약 공급을 위협할 수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챗지피티.]

원료 수출국의 생산 차질이나 품질 문제, 수출 제한은 국내 의약품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필수의약품 공급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원료 70% 이상 수입에 의존…값 싼 중국·인도산 비중 늘어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생산·수출입 실적을 토대로 산출한 지난해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7.9%다. 2024년 31.9% 대비 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국내에서 완제의약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원료의 70%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는 셈이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배경에는 수익성이 있다. 국내에서 원료를 생산하려면 설비 투자와 인건비, 품질관리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반면 안정적인 판매 물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원가를 낮추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인도산 원료를 수입하는 편이 유리한 구조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국내 원료의약품 수입액의 절반 이상은 중국(36.3%)과 인도(14.2%)가 차지했다.

문제는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을수록 국내 의약품 공급망이 원료 수출국의 사정에 좌우된다는 점이다. 현지 공장의 가동 중단이나 품질 문제만으로도 국내 제약사들이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수입처를 바꾸려 해도 대체 원료의 품질 검증과 허가 변경 등에 시간이 필요해 즉각적인 대응은 어렵다.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위험이 더 커진다.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원료 생산국이 자국 공급을 우선해 수출을 제한하면, 국내에 완제의약품 생산시설이 있어도 필요한 약을 제때 만들기 어려워진다. 원료 수급 문제가 필수의약품 부족을 넘어 환자 치료 공백으로 번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6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약 10년간 108개의 의약품이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정'을 이유로 공급이 중단됐다.

원료의약품 수입 제한이 가져올 위기…전 세계적으로 자급화 확대

국제 정세에 따라 원료의약품이 일종의 '전략무기'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정 국가에 생산이 집중된 원료의 수출을 제한하면 이를 수입하는 국가의 의약품 생산까지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은 원료의약품 공급망을 보건안보의 핵심으로 보고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핵심 의약품 약 26개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 6개월분을 비축하도록 했다. 가능한 한 미국산 원료를 우선 조달하도록 해 공급 위기 대비와 자국 생산 확대를 연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인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의약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원료의약품 전략 비축고(SAPIR)' 신설을 지시한 바 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두 번째 비축고 건립을 위한 계획과 비용 추산을 마련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유럽연합(EU)은 공공조달을 통해 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U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지난 5월 잠정 합의한 '핵심의약품법'에는 핵심의약품 공공조달 시 공급망 회복력 요건을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격과 함께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고려하고, 역내 의약품·원료 생산을 장려해 특정 역외 국가에 대한 의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국내에서도 원료 직접생산 의약품과 국산 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에 약가를 우대하고 있지만,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회사나 계열사가 생산한 원료는 직접생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 까다로운 기준으로 우대 혜택이 사실상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원료 자급화를 보건안보 차원에서 접근해 지원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자급화는 개별 기업의 수익성을 넘어 국가 보건안보와 직결된 문제다. 제도 악용은 철저히 관리하되, 그 우려 때문에 국내 생산을 장려한다는 본래 목적이 퇴색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국내 생산과 공급에 기여하는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인정 기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중국·인도 원료 없으면 공장 멈춘다⋯보건안보까지 '흔들' [원료 약가 우대의 허점㊦]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