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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VS 한화세미텍, TC본더 특허분쟁 조정 돌입…재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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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심판원 권유에 양사 동의…기술 PT 앞두고 변론 미뤄져
한화 "조정에 성실히 임할 것"·한미 "별다른 입장 없어"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장비를 놓고 특허 소송을 벌여온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분쟁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특허심판원의 권유에 따라 양사가 조정에 동의하면서 예정됐던 재판도 연기됐다. 다만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3일 반도체 장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예정됐던 한화세미텍의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4차 변론기일을 연기했다. 한화세미텍이 전날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로고를 활용한 특허분쟁 관련 이미지. [사진=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로고를 활용한 특허분쟁 관련 이미지. [사진=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당초 이날 재판에서는 양측 법률대리인이 각각 1시간씩 기술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쟁점은 △플럭스 도포 균일성 검사 △검사에 사용하는 빛의 파장 △스퀴지 장치의 평탄화 기술 등 한화세미텍이 보유한 특허 3건이다.

플럭스는 반도체 칩을 접합할 때 사용하는 화학 물질로, 칩 표면의 산화물을 제거해 접합을 돕는다. 양사는 플럭스가 고르게 도포됐는지 검사하는 방식과 이를 평탄하게 만드는 장치의 구조 등을 놓고 다투고 있다.

특히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가 검사에 사용하는 백색광에 청색광 파장이 포함돼 있어 자사 특허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미반도체는 특정 파장의 청색광을 사용하는 기술과 백색광을 사용하는 자사 기술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지난달 특허심판원 권유에 따라 양사 합의 하에 분쟁조정위원회 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변론기일이 연기됐다"며 "앞으로 진행될 조정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 측은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재판부의 의견에 따랐으며, 별다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로고를 활용한 특허분쟁 관련 이미지. [사진=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한미반도체 TC본더 4. [사진=한미반도체]

양사의 법적 공방은 2024년 12월 한미반도체가 먼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한미반도체는 자사 열압착(TC)본더의 2모듈·4헤드 구조 등 장비 설계 특허를 한화세미텍이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5월 한미반도체 특허 2건에 대해 무효심판(등록된 특허의 효력을 없애달라고 요구하는 절차)을 청구했다. 이후 한미반도체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사실도 알려졌다. 양측이 각각 제기한 침해 소송 2건과 특허 무효심판은 서로 다른 법적 절차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로고를 활용한 특허분쟁 관련 이미지. [사진=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한화세미텍이 개발한 TC본더 'SFM5 엑스퍼트'. [사진=한화세미텍]

분쟁 배경에는 HBM용 TC 본더 시장의 경쟁이 있다. TC본더는 여러 장의 D램을 수직으로 쌓을 때 열과 압력을 가해 반도체 칩을 접합하는 장비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쓰이는 HBM 수요가 늘면서 관련 장비 시장에서도 공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2016년 TC본더를 출시한 선발주자로, 오랜 기간 SK하이닉스에 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 왔다. 후발주자인 한화세미텍은 기존 한화정밀기계가 지난해 2월 사명을 변경한 회사다. 2020년부터 TC본더를 개발해 지난해 3월 SK하이닉스와 첫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5월까지 누적 수주액은 805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분쟁조정은 특허심판원의 권유를 계기로 당사자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합의점을 찾는 절차다. 양측이 합의하면 조정조서(합의 내용을 공식적으로 기록한 문서)에 재판상 화해와 같은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조정 참여가 곧 특허침해 인정이나 최종 합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6월에도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2곳이 특허심판원의 권유로 조정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당시 양사는 특허권 공유에 합의하고 납품 계약 재개와 공동 기술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조정의 구체적인 조건과 대상 사건의 범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합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양측이 법원과 특허심판원에서 이어온 법적 공방이 계속될 수 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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