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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2100조 투자, 나도 정상인가 싶었다…AI가 돈의 개념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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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특강서 삼성·SK 합산 5000조원 투자계획 언급
AI 패권 경쟁에 천문학적 투자 불가피…수익성·지속 가능성은 과제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0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할 당시 자신조차 정상적인 계획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으로 기업들의 투자 규모와 경쟁 방식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5일 서울대 경제학부가 마련한 '자유와 시장' 특별강연에서 지난 6월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경제학부 초청 특별 강연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경제학부 초청 특별 강연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그는 당시 SK가 210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은 더 큰 숫자를 말했다"며 두 그룹의 투자 규모를 합하면 약 5000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발표하는 나조차 '이게 정상적인 계획인가' 싶었다"며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져버리고 돈의 사이즈와 개념이 결국 달라지는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AI 인프라 투자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도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우리도 이렇게 베팅하지 않으면 쫓아갈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SK는 지난 6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대에 1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투자에는 서남권 신규 생산기지에 투입할 400조원이 포함됐다.

같은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65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두 그룹의 투자계획을 합하면 4755조원이다.

최 회장은 AI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면서 투자 규모도 급격히 커졌다고 진단했다. 과거 전력망이나 고속도로 등 주요 인프라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 안팎이었다면 AI 관련 투자는 3.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막대한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최 회장은 최근 가장 큰 관심사로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꼽았다. AI 기술 발전과 투자는 이어지겠지만 거시경제 여건이 악화하면 현재와 같은 투자 속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면서 반도체와 전력 수요가 동시에 급증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앞으로도 이 문제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경제학부 초청 특별 강연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경제학부 초청 특별 강연에서 질의응답을 하는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AI를 활용한 반도체 제조 혁신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전공정에만 600~700개의 단계가 필요하다며 AI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모든 공정이 끝나기 전에 결과를 예측하고 최적의 공정 조건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서는 "시스템에 특화된 형태로 만들어야 된다"며 메모리 업체에도 시스템 설계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AI 시대에는 반도체 생산능력뿐 아니라 고객 시스템에 맞춘 제품 개발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가 9% 넘게 하락한 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시장 반응을 두고 "정책은 바뀐 것도 없는데 시장만 민감하게 반응해 와장창"이라며 AI 산업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경제학부 초청 특별 강연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경제학부 초청 특별 강연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한편 최 회장은 한국 경제의 성장 해법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 △'AI 네이티브 국가' 전환 △일본과의 경제협력 △기업 성장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특히 기존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이 미·중 패권 경쟁으로 한계에 직면했다며 한일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면 약 2조달러 규모인 한국 경제가 약 6조달러 규모의 세계 4위권 경제 블록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경제적 협상력과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구상이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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