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35)씨는 매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이 '등원룩'을 올린다. 성장기를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다른 부모들과 상품 정보를 공유하며 아이의 코디를 완성한다. 이씨는 "내가 입을 옷은 제대로 못 사더라도 하나뿐인 아이는 예쁜 옷만 입히고 싶은 마음"이라며 "유치원 선생님들이나 다른 부모들이 코디를 칭찬할 때면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한세엠케이가 전개하는 NBA키즈의 2025 SS시즌 '바시티 점퍼' 컬렉션. [사진=한세엠케이]](https://image.inews24.com/v1/79f49d8ddb78b9.jpg)
경기 불황, 이상 기후 등으로 패션업계 실적이 뒷걸음치는 상황에서 키즈 패션 시장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도 자녀에 대한 소비는 줄이지 않는 부모들이 늘고 있어서다. 기업들도 유아동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키즈 분야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세예스24그룹 패션사업 계열사 한세엠케이 지난해 말 유아동복 매출 비중은 58.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p 상승한 수치다. 대표적으로 키즈 스포츠 멀티스토어 '플리이키즈 프로' 지난해 매출은 11% 상승하며 800억원을 기록했다.
'NBA키즈', '나이키 키즈' 등을 국내에 론칭하고 있는 한세엠케이는 향후 유아동복 브랜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하기스의 유아 의류 라인 '하기스 베이비웨어'도 들여왔다.
![한세엠케이가 전개하는 NBA키즈의 2025 SS시즌 '바시티 점퍼' 컬렉션. [사진=한세엠케이]](https://image.inews24.com/v1/f3bdaec42e03b7.jpg)
특히 고가 키즈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녀 1명이 일반화하면서 2~3명에게 들어갈 육아 비용을 1명에게 투자한다는 심리도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를 보면 유아용 의류·부속품 수입량은 2020년 245.5톤에서 2024년 561.6톤으로 128% 증가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이들의 성장 속도를 고려해 중저가 브랜드를 찾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잘 알려진 해외 브랜드가 더 잘 팔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애슬레저 브랜드에서 이례적으로 키즈 전용 라인을 출시하는 사례도 나왔다. 안다르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에 키즈 라인을 입점시켰다. 부모와 아이가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는 '시밀러룩', '미니미룩' 등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이다.
![한세엠케이가 전개하는 NBA키즈의 2025 SS시즌 '바시티 점퍼' 컬렉션. [사진=한세엠케이]](https://image.inews24.com/v1/20e27cca224cfa.jpg)
보수적인 백화점도 한 층을 아예 키즈 브랜드관으로 바꾸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지난 1년 동안 3층을 리뉴얼해 1000평 규모의 프리미엄 키즈관 '킨더유니버스'로 탈바꿈했다. 30개 유아동 브랜드를 유치하고, 편의 시설로 공간을 구성했다.
업계에서는 키즈 패션 산업이 불황 속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낮은 출생률에 아이가 귀해지면서 의식주 중 하나인 옷은 좋을 것을 입혀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8410억원에서 2024년 2조5390억원으로 약 38% 늘었다. 같은 기간 0~14세 인구가 9.5% 줄었음에도 시장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를 잘 낳지 않으면서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와 친척들까지 지갑을 연다는 '텐포켓' 현상이 이런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포트폴리오에서 키즈 분야를 확대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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