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이어 소각까지 단행하며 주주환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가는 눈에 띄는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 주식 관련 이미지. 기사에 언급된 기업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a7eac872e73254.jpg)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6곳으로,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 유한양행, 휴젤, 보령 등이 포함됐다.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은 13곳에 달한다.
적절한 자사주 소각과 매입 행위는 기업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과 배당금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매입보다 더 적극적인 환원 방식으로 꼽힌다. 자사주 매입은 향후 재매각이나 경영권 방어 등 다른 용도로 활용될 수 있지만,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판단될 때 수급 안정을 돕고 주가를 방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동시에 진행한 기업은 셀트리온과 유한양행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굵직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가 부진이 이어지자, 주주가치를 방어하는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주가 부양 조치에 나섰다.
실제 주가도 하락세다. 19일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15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 18만300원이던 주가는 3월 말까지 17만원선을 오르내리다 최근 15만원대로 하락, 연초 대비 17.66% 떨어졌다. 유한양행 역시 연초 11만8300원에서 출발해 13만원선 등락을 반복하다 19일 기준 10만5700원으로 마감했다.
셀트리온은 매입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올해 조 단위 자사주 소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발표한 소각 결정을 포함하면 올해 완료했거나 예정된 자사주 소각 규모는 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소각 규모인 7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자사주 매입 규모도 지난달 28일 결정된 1000억원을 포함해 총 4500억원으로, 지난해 매입 규모 4360억원을 상회했다.
![바이오 주식 관련 이미지. 기사에 언급된 기업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59faa8972c2124.jpg)
유한양행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소각에 나선다. 지난 13일 253억원 규모의 기취득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소각 날짜는 오는 23일이며, 소각 규모는 발행주식 총수의 0.3%다. 또한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6개월 내 분할 매입 방식으로 추가 취득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의 실행 단계다.
당시 유한양행은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1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8% 이상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동시에 주당배당금(DPS)을 30% 이상 증액하고, 보유하고 있거나 매입한 자사주의 1%를 소각해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평균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다만 이 같은 조치에도 주가 반등 여부는 불투명하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요법 승인을 받으며 증권가에서 목표주가 22만원까지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16만6900원까지 상승한 후 등락을 반복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셀트리온 역시 바이오 기업 중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반등의 조짐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셀트리온 측은 여러 시장 요인으로 인한 주가 약세 속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는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속되는 불확실성과 기업 가치 저평가 속에서도 과감한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삼고, 회사와 투자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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