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반복된 산재 사망 사고로 도마에 오른 SPC그룹이 국회에서 머리를 숙였다. 그간 사고 발생 시마다 내놓았던 안전 강화책이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발표한 3년간 1000억원을 안전관리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확대·연장해 운영할 방침이다.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복되는 SPC 중대재해, 이대로 둘 수 없다-대책과 예방, 책임주체 강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에 참석한 도세호(왼쪽부터) SPC 대표, 황종현 SPC삼립 이사회 의장, 김범수 SPC삼립 대표.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6861a3133b6b9.jpg)
도세호 SPC 대표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복되는 SPC 중대재해, 이대로 둘 수 없다-대책과 예방, 책임주체 강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에서 "이 엄중한 자리에 서게 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저희 계열사 현장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사과하며 머리를 숙였다.
이날 간담회는 SPC 계열 공장에서 또다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재발 방지책을 수립하기 위해 급히 마련됐다. 앞서 지난 19일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 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그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공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22년 SPL 평택 공장, 2023년 8월 샤니 성남 공장에 이어 최근 3년 새 SPC 계열 공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만 세 건에 달한다.
SPC는 평택 SPL 공장 사망 사고 직후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향후 3년간 1000억원을 산업안전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약 84%에 해당하는 835억원을 집행한 상태다. 그럼에도 산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유명무실한 투자'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도 대표는 "SPL 공장 사고 이후 전 계열사가 안전 강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추진해 온 안전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PC는 2022년부터 진행해 온 3년간 1000억원 안전경영 투자 플랜을 확대·연장해 운영한다. 도 대표는 "계열사별로 추가 재원을 확보해 설비 자동화와 안전관리 인력 강화에 집중 투자해 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안전경영위원회를 외부 산업안전 전문가 중심으로 대폭 보강해 실효성과 독립성을 갖춘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겠다"며 "더불어 신뢰할 수 있는 안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환경 조성과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는 "사고 발생 직후 공장 전체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노동조합 및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안전 점검을 진행했다"며 "이번 사고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4주간 1대1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근로자에게는 추가 치료를 지원하는 등 심리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사고 후속 조치를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고 설비는 관계기관 조사 완료 후 전면 철거 및 폐기하겠다"며 "노조와 생산, 안전 책임자가 함께하는 노사활동 안전점검을 매월 실시하고,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하는 합동 안전점검 모니터링 체계를 반기에서 분기로 확대해 지속적이고 객관적인 안전 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시화공장의 생산라인별로 매주 하루는 가동을 중단하고 이 시간을 설비 점검 및 안전 강화에 집중하겠다"며 "노사 협의를 통해 근무 형태를 개선하겠다. 연속근무를 줄이고 일부 라인에서 4조 3교대 시범운영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현장 안전 문화 정착을 위해 "기존 정기 직원 안전간담회를 확대하고, 안전 핫라인과 스마트 안전 제안 시스템 구축 등 현장 상시 제안 채널을 활성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안전 위해 요소를 발굴하고 안전을 저해하는 관행과 습관을 철저히 조사, 개선하며 결과를 현장에 피드백하는 지속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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