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애플이 연례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12년만에 새 운영체제(OS) 디자인 '리퀴드 글래스'를 공개했지만, 인공지능(AI) 관련 '깜짝 발표'는 없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 초반 "오늘 엄청난 발표가 있을 것이고, 유의미한 소통의 하루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엄청난 발표'는 없었던 셈이다.
![팀 쿡 애플 CEO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e0eafa541d95f.jpg)
지난 2년간 애플은 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공개(2023년), 첫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은 바 있다.
12년만에 새 OS 디자인 '리퀴드 글래스' 공개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WWDC 2025'를 열고 새로운 운영체제(UI) '리퀴드 글래스'를 공개했다.
리퀴드 글래스는 알림창, 아이콘, 검색창 등을 반투명으로 디자인해 창을 열고도 배경화면이 흐릿하게 보이는 게 특징이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비전프로 등 모든 제품군에 리퀴드 글래스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회사가 운영체제(OS) 기본 디자인을 바꾼 건 2013년 이후 12년만이다.
UI의 세부 기능도 일부 변경됐다. 리퀴드 글래스가 적용된 위젯을 사용자가 취향에 맞게 화면에 배치할 수 있도록 했고, 여러 창을 동시에 띄울 수 없었던 아이패드에는 '멀티 태스킹' 기능이 추가됐다.
![팀 쿡 애플 CEO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78fdcbb4bf79b.jpg)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은 "십여년 만에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를 꾀했다"며 "리퀴드 글래스는 우리의 모든 플랫폼에 걸쳐 일관성 있는 인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iOS18 △아이패드 OS18 △워치OS11 △비전OS2 등 제각각이었던 운영체제도 'iOS26'처럼 연도별로 통일하기로 했다. 새 운영체제 명칭은 올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AI, 품질 기준 넘기에는 더 많은 시간 필요"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 자체 AI '애플 인텔리전스'와 오픈AI의 협력을 발표했지만, 올해 행사의 주인공은 AI가 아니었다.
애플은 이날 △통화·메시지 실시간 번역 △캡처한 화면에 있는 제품을 AI로 검색 등의 AI 기능을 공개했다.
통화·메시지에 AI로 실시간 번역을 제공하는 기능은 삼성전자, 구글 등이 이미 탑재하고 있는 만큼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캡처한 화면에 있는 제품을 AI로 검색하는 기능도 앞서 구글이 발표한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음성인식 비서 '시리'의 AI 버전 공개는 없었다. 페더리기 수석 부사장은 "(AI 기능이) 품질 기준을 넘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시리AI를 제공하기에는 현재 개발된 기술 수준이 불만족스러운 상태임을 내비친 것이다.
![팀 쿡 애플 CEO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0c56790a9b8c8.jpg)
애플은 당초 아이폰에 탑재돼 있는 시리에 생성형 AI를 결합해 개인화된 AI 서비스로 발전시킬 구상이었다. 특히 지난해 WWDC에서 오픈AI와 협력을 발표하며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양사는 신형 아이폰에 오픈AI의 '챗GPT' 기능을 탑재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아이폰에 챗GPT 탑재가 불발되자 오픈AI는 '애플 디자인의 아버지' 조너선 아이브를 영입하며 자체 하드웨어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팀 쿡 애플 CEO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7cd97ab3de0ad.jpg)
WWDC 이후 시장의 반응도 혹평에 가깝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큰 흥미가 생기지 않는 행사였다"고 평가했고, 블룸버그는 "애플 내부에서도 이번 WWDC가 AI 측면에서 실망을 줄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1% 하락한 201.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 기업 시가총액 1위를 지켰던 애플은 지난 2일 마이크로소프트에 1위를 내줬고, 지난 14일에는 엔비디아에 밀리며 3위에 자리해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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