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자취 5년 차 직장인 김모(29)씨는 최근 편의점에서 저녁거리나 간식을 자주 구매한다. 대형마트는 걸어서 30분 거리라 다소 멀고, 행사와 초저가 상품을 잘 활용하면 비싸다는 인식과 달리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김씨는 "요즘 990원, 1990원 같은 저렴한 상품이 늘어나는 것 같아 더욱 편의점에 자주 가게 된다"며 "채소나 과일은 마트에서 살 엄두가 안 나는데, 편의점은 소분이 잘 돼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신선식품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ca5163ab3c886.jpg)
대형마트나 이커머스가 아닌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편장족'이 늘어나고 있다.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초저가 경쟁이 심화하면서 가격적인 메리트까지 갖추면서다. 편의점 업계는 이런 수요를 반영해 마트에서나 볼 법한 채소·과일·정육 등 상품 영역을 늘리는 추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최근 1000원 미만의 파격적인 가격의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 적정량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880원 컵라면, 990원 삼각김밥, 990원 핫바, 99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 990원 채소가 대표적이다.
이마트24는 PB '상상의끝'을 통해 CU 아메리카노보다 10원 더 저렴한 980원 아메리카노를 선보였다. 앞서 선보인 1900김밥과 900삼각김밥은 카테고리 판매량이 꾸준히 1등을 차지하자 이달 초 2200김밥과 1900더블삼각김밥도 추가로 출시했다.
GS25는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오는 8월까지 '드링KING 페스타'를 열고 음료 및 주류에 대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발포주 '코퍼웍캔500ml'를 출시했는데, 5캔 5000원 행사를 통해 1캔당 1000원에 판다. 6월 한 달간은 △탄산 대캔 4개 구매 시 6000원 △음료 178종 1+1 △목~일 맥주 번들 할인 △막걸리 2개 이상 구매 시 15% 할인 행사도 연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신선식품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fe05dc821d7ea.jpg)
편의점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지난 1분기 내수 침체 직격탄을 맞으며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10원이라도 더 저렴한 상품을 내놓는 자구책인 셈이다.
편의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으나 저렴한 가격으로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는 편장족들은 호응을 보내고 있다. 특히 1~2인 가구가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마트에서 섣불리 사기 힘든 채소·과일 등 신선 상품의 인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U가 내놓은 990원 채소는 지난달 초 기준 약 48만개가 팔렸다. GS25의 경우에는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수박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6배(1591%) 급증했다. 일반 수박 대비 소용량인 망고수박, 애플수박 등 이색 품종을 확대 출시하며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구매 편의성과 상품 선택의 폭을 늘렸다.
세븐일레븐은 마트에서도 보기 힘든 여름 제철 과일을 순차적으로 들여온다. 앞서 '나주 대추방울토마토', '진천 애플수박' 등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 말에는 한정된 기간에만 맛볼 수 있는 경북 청도 '신비복숭아'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초저가 상품의 마진율이 높진 않지만, 일단 소비자들을 편의점으로 오게 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최근 가성비와 함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소비 패턴이 두드러지면서 근거리 장보기 채널에서도 신선 카테고리를 주요 성장 카테고리로 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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