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롯데지주가 자기주식을 일본롯데홀딩스 계열회사인 롯데물산에 처분하면서 롯데지주에 대한 일본롯데홀딩스 계열의 지배력이 강화됐다. 일본롯데라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국외 계열회사의 국내 계열회사 출자를 축소해왔던 지배구조 개편에 역행하는 조치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 26일 자사주 524만5461주를 롯데물산에 약 1448억원에 처분했다.
롯데물산이 롯데지주 자사주를 처분하면서 일본롯데홀딩스 계열의 롯데지주 지배력이 강화됐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 및 그 특수관계인과 자사주(32.51%)를 제외하면 호텔롯데(11.10%), 롯데홀딩스(2.49%), 롯데알미늄(5.06%), L제2투자회사(1.46%), L제12투자회사(0.79%) 등 일본롯데 지분이 21.84%로 지배력이 확고하다. 여기에 일본롯데홀딩스 자회사인 롯데물산까지 롯데지주 지분을 취득하면서 일본롯데의 롯데지주 지분은 약 27%까지 확대됐다.

롯데홀딩스 산하의 롯데알미늄,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에 이어 롯데물산까지 롯데지주에 출자하게 된 것이다. 롯데지주 자회사의 모회사 출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주회사 체제 외부의 국외 계열회사가 동원된 것이다. 롯데물산은 일본롯데홀딩스와 그 자회사인 호텔롯데가 각각 60.10%, 32.83% 보유하고 있다.
당초 롯데지주는 지난 3월 열린 이사회에서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 사업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이던 자사주 32.51% 가운데 15% 내외를 지배주주인 신동빈 회장과 특수관계인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그런데 당초보다 대폭 줄어든 5% 매각에 그쳤다.

롯데지주가 자사주를 신동빈 회장 등에게 매각하려고 했던 것은 신동빈 회장의 취약한 롯데지주 지배력 보완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은 13.04%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자사주를 지배주주에게 처분할 경우, 회사 재산을 지배주주에게 헐값에 처분하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국외 계열회사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매각 규모를 줄여 국외 계열회사의 국내 계열 지배력 강화에 대한 비판을 모면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2017년 신동빈 회장 중심의 지배력 강화와 21개 일본롯데 계열회사가 13개 국내 계열회사에 직·간접 출자하는 불투명한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이후 중간 지주회사 성격의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일본롯데의 국내 지배력 강화 구조를 해소하려 했으나, 호텔롯데 IPO가 지연되면서 일본롯데 계열회사의 지분 희석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번 롯데물산으로의 롯데지주 지분 매각으로 일본롯데의 국내 출자 구조가 더 강화됐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