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자기주식 소각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자사주 교환사채(EB) 발행이 대기업집단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작년 말 자사주 소각을 논의하던 태광산업은 자사주 전량을 EB로 처분하기로 하면서 자사주를 악용한 EB 발행으로 의심받고 있다. 대기업집단 중에서 자사주 전량을 EB로 처분한 결정은 태광산업이 유일하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광산업 이사회는 지난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보유 중인 자사주 27만1769주 전량을 대상으로 한 사모 EB 발행을 의결했다. EB의 교환가격은 117만2251원으로 기준 주가 대비 10% 할증 발행됐다. EB의 표면금리와 만기보장수익률은 0%로 사실상 자사주 교환 목적의 발행으로 볼 수 있다.


태광산업의 EB 발행은 김우진 사외이사의 반대에도 강행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추천으로 선임된 김우진 사외이사는 EB 발행 시 기존 주주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통상 EB 발행은 신주 발행 대신에 자사주나 발행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타법인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따르는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이 없다. 다만 EB를 취득한 투자자가 자사주를 교환하면 의결권이 살아나기 때문에 유통주식수가 늘어나게 된다. 태광산업은 EB 발행 대상을 공개하지 않아 발행주식총수의 24%에 이르는 지분을 취득하는 주체를 알 수 없다.
또한 태광산업은 지난해 11월 신규 투자재원 확보 차원에서 SK브로드밴드 지분을 처분해 7776억원을 확보했다. 당시 태광산업 이사회는 보유 지분 매각 대금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대해 논의했으나, 1년도 되지 않아 자사주 전량 처분으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들어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한 곳은 크레버스, 이스트소프트, 지엔씨에너지, 한국카본, 리파인, 아이마켓코리아, SNT홀딩스, SNT다이내믹스, SKC, KG에코솔루션 등이다. 대부분 자사주를 재무적 투자자에 처분했고, 리파인만 최대주주에게 자사주 전량을 처분했다. 자사주를 전량 EB로 처분한 곳은 리파인과 아이마켓코리아뿐이다. 대규모기업집단 중에서 자사주 전량을 처분한 곳은 태광산업이 유일하다. 태광산업은 이호진 전 회장(29.48%)을 제외하면 자사주 지분(24.41%)은 2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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