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1000원을 벌면 733원을 내야 합니다."
![TV홈쇼핑협회이 집계한 홈쇼핑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 [사진=TV홈쇼핑협회]](https://image.inews24.com/v1/28c17d2416aa5b.jpg)
TV홈쇼핑 업체가 방송을 내보내는 대가로 위성,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자릿세' 개념의 송출수수료 이야기다. 홈쇼핑 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서로 덜 주고 더 받으려는 갈등이 심화하면서 정부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출수수료가 계속 오르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9일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산업현황을 보면 TV홈쇼핑 7개 사업자(GS·CJ·현대·롯데·NS·홈앤·공영) 전체 거래액은 19조49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전체 매출액을 보면 5조5724억원으로 0.3% 소폭 늘었지만, 방송매출액은 2조6428억원으로 3.2% 감소했다. 방송매출액의 경우 2012년(3조286억원)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다. 전체 영업이익도 2022년 대비 20% 수준 줄었다.
실적은 악화했지만,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73.3%로 나타났다. △2019년 49.3% △2020년 54.2% △2021년 60% △2022년 65.7% △2023년 71% 등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홈쇼핑 업체들은 송출수수료와 TV방송 매출액이 반비례함에 따라 자릿세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블루오션'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시장의 성장세에 송출수수료 부담도 감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료방송 업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홈쇼핑에서 받는 수수료로 메꾸고 있는 만큼 쉽게 물러설 수 없어서다. 오히려 송출수수료 기준에 홈쇼핑의 모바일·인터넷 등 매출은 빠져있다며, 이를 반영하면 송출수수료는 30%대까지 낮아진다고 주장한다. 현재 홈쇼핑 업계는 살길을 찾기 위해 모바일 사업을 키우는 등 '탈 TV' 전략에 힘쓰고 있다.
홈쇼핑과 유료방송 업계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2018년 송출수수료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2019년과 2023년에 걸쳐 이를 개정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수수료 산정 요소인 홈쇼핑 상품 판매총액과 유료 방송 가입자 수를 두고 두 업계가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모바일 매출액을 어디까지 포함해야 하는지, 가입자 수와 중복 가입자를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 등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홈쇼핑 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관련 논의를 이어갔지만, 1년 넘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수수료 협상은 사업자 간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방송과 얽힌 사업자들의 재원 구조가 악화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당장 정부의 중재로 협상에서 접점을 찾는 것도 필요하지만, 방송 산업 구조 자체를 개혁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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