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미국이 다음 달 말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을 폐지하기로 한 가운데 유럽이 전기차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 정부가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보조금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시장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통한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2d505cef58c4e1.jpg)
12일 미국의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9월 말로 예정된 전기차 세액공제 전면 종료로 미국 내 전기차 제조사(현대차 포함)의 판매량은 최대 3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개정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 종료 시점을 다음 달 30일로 확정했다. 예정보다 7년 앞당긴 조치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일부터는 전기차를 사더라도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로 오는 4분기에 전기차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 전망치도 기존 10%에서 8.5%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0.4%포인트(p) 감소한 것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신차 판매는 총 684만4426대로, 1년 전보다 0.3% 감소했다. 그러나 전기차 판매량(119만3397대)만 보면 같은 기간 판매가 25% 급증했다. 특히 상반기 기준 유럽 전기차 판매 대수가 100만 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진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럽 각국이 전기차 관련 혜택을 강화하고 있어 하반기 전기차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영국은 3만7000파운드(약 6900만 원) 이하 신형 전기차 구매 시 최대 10%를 지원한다. 독일은 기업이 구매한 전기차에 대해 75%를 감가상각비에 포함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탈리아도 오는 9월부터 최대 1만1000유로(약 1700만원)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하반기 보급형 모델 EV3를 유럽에 선보인 데 이어 3분기 EV4, EV5 등 승용 전기차를 비롯해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도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유럽 소비자가 선호하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소형 전기 SUV EV2의 출시도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유럽에 출시한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rk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올해 3분기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9을 출시할 예정이다. 4분기에는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와 수소전기차 넥쏘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독일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5'에서는 새로운 소형 전기 SUV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독일, 영국, 스위스에 처음 진출한 제네시스는 내년 전용 전기차 'GV60', 'GV70 전동화 모델', 'G8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를 앞세워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으로 유럽 거점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미국의 관세로 인한 대미 수출 악화로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하반기 EV4와 EV5 등 전기차 역내 출시로 경쟁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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