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 B조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사진=국회사진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a5bfa0467e105a.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죽음의 조'로 불리고 있는 B조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한동훈 후보는 '비상계엄을 경미한 과오로 치부하는 건 넓은 의미의 옹호'라며 윤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고, 다른 후보들은 한 후보의 탄핵 찬성 입장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한동훈 후보는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 B조에서 "비상계엄이 '경미한 과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계엄 옹호라고 볼 수 있다"며 "저는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그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후보에게 "계엄 다음날인 12월 4일 '경솔한 한밤중 해프닝'이라고 하고 탄핵에 반대한다고 했는데, 이런 발언의 취지가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이에 대해 "실질적으로 (계엄에 따른) 피해가 없었다. 2시간 만의 해프닝이었다"며 "그러면 대통령한테 자진 하야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 후보가 이에 "대통령은 계엄 이후 자진 하야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홍 후보도 대통령이 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는 동의했던 것 아니냐"고 재차 묻자, 홍 후보는 "더 이상 통치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는 말"이라며 탄핵과는 선을 그었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당대표 시절 탄핵을 선동한 것이 조기 대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는 본인 주도권 토론에서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당 전통 지지층이 있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에서 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이기는데, 한 후보는 그렇지 못하다"며 "보수 통합을 위해 대선 후보는 그만두고 헌신하면 어떻겠느냐" 사퇴를 압박했다.
이철우 후보 역시 '한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나온 것 자체가 문제'라며 '대통령이 무슨 내란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한 후보는 '지금은 제가 꼭 필요한 시기'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맞받았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 B조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사진=국회사진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0340c3e2399e68.jpg)
민생·경제·복지 등 비경제 분야 토론에서는 각 후보별 저출산·저성장 문제에 대한 해법이 제시됐다. 이 후보는 저출산에 대해 지방시대를 열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광역 지자체가 '결혼정보회사'가 돼 젊은이들 간 만남을 주도하고, 주택과 보육 문제를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난임 지원·일자리·주거·보육·교육을 한꺼번에 다루는 '토탈 전략'이 필요하다"며 △결혼 시 신혼부부 대상 1%대 초저금리로 2억 대출 △출산 시 원금 및 이자 탕감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111호 탈퇴를 통한 가사도우미·간병인 월급 99만원 시대를 내걸었다.
홍 후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제민주화 준수가 아닌 자유와 창의의 경제를 우선시하는 헌법 119조 1항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네거티브 규제로의 기업 규제 방식 전환 △부총리급 미래전략원 신설 △해고의 유연성 확보 등 노동개혁 △초격차 기술 주도형 산업 집중 육성 등을 약속했다.
한 후보도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미래 성장 2개년 계획 실천, AI(인공지능) G3·중산층 70%·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3·4·7 공약)를 내걸며 "젊은 리더십으로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 B조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사진=국회사진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50244476af9b8b.jpg)
토론회에서는 젊은층을 겨냥한 네 후보자의 MBTI(성격 유형 검사)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자신을 'ESFJ(사교적 협상가)'로 소개하며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외향적으로 바뀌더라"며 "정치를 하면서 어떤 것을 겁내지 않고, 일을 잘해 '일철우'라는 별명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국민 경선도 제게 불리한 조건이다. 참을성이 없으면 떠났을 것"이라며 "저는 참을성도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ENFJ(정의로운 해결사)'라고 말했다. 그는 "뜨거운 책임감과, 흔들리지 앟는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데 물러서지 않았다"며 "지금이 위기라 다시 나섰다. 똑부러지고 의리있는 정치인 나경원이 국민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ESTJ(소신있는 실행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당은 물론 나라도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며 "난세를 제대로 풀어나가려면 경륜과 강단, 혜안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사는 나라, 행복한 국민,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ENTJ(대담한 통솔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경선 후보 등록하면서 두세 번 해봤지만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온다"며 "나온 것들 중에 가장 되고 싶어 하는 것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어려운 시기에 대담한 통솔자로서 국민과 지지층을 이끄는 대담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ENTJ로 4행시를 해보겠다며 "에너지를 모으겠다(E). 내비게이션이 되겠다(N). 트러스트, 신뢰가 필요하다(T).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J)"고 말했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 B조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사진=국회사진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a02b622cffda49.jpg)
이날 토론회에선 전날 보기 드물었던 후보 간 신경전도 이어졌다. 홍 후보는 한 후보에게 "청년의꿈(자신의 청년 소통 플랫폼)에서 꼭 물어보라고 했다"며 "키도 크신데 뭐하려고 키높이 구두를 신느냐"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그런 질문하시는 것 보면 청년이 아니신 것 같다"고 했지만, 홍 후보는 재차 "생머리냐, 보정속옷을 입었느냐 이 질문도 내가 유치해서 안 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에 "유치하시네요"라고 응수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에게 또 "이번 선거 목적은 이재명 잡을 사람을 뽑는 선거인데, 한 후보는 법무부장관일 때 이재명을 못 잡아 넣어 사법적으로 패배했고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을 때는 총선에서 참패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하실 건가"라고 물었다.
한 후보는 "계엄에 대해 떳떳하게 얘기한 사람이 저"라며 "윤 전 대통령과 이 예비후보를 같이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홍 후보가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벗을 것이냐"고 묻자 한 후보는 "국민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계엄을 저지한 것"이라며, 역으로 홍 후보에게 "12월 3일 당대표로 제 입장이었으면 계엄을 막았을 것이냐. 아니면 대통령 잘 한다고 했을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나는 대구시장으로 있었다"며 "가정을 전제로 그렇게 물어볼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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