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 도심 공원에서 털이 듬성듬성한 동물이 발견돼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 동물은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로 확인됐다.
![지난 2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수변 산책로에서 '개선충'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너구리가 이동하고 있다. 2025.4.2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e77d4c23f15ca.jpg)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송도 수변공원 등지에서 온몸에 털이 빠진 동물을 봤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이 동물은 머리와 꼬리 일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털이 빠졌고, 앙상하게 마른 듯한 모습이었다.
사진과 영상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이 동물이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라고 설명했다. 개선충증은 보통 귀와 겨드랑이, 복부, 다리에서 시작돼 몸 전체의 털이 빠지고, 심한 가려움증, 표피 박리, 만성 피부염 등을 유발한다.
서문홍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는 "과거 미지의 괴생물로 불린 '추파카브라'는 실제로는 개선충에 감염된 코요테였다"며 "너구리도 털이 빠지면 다른 생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너구리는 단체로 생활하는 동물이라 한 마리가 감염되면 주변 다른 개체도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선충 감염은 각 개체와 주변 서식 환경 등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정동혁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긴밀하게 접촉하는 너구리들이 모여 있다면 전염이 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도 "사람 등 포유류도 개선충에 감염될 수 있으나 직접적인 접촉이 없다면 확산할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수변 산책로에서 '개선충'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너구리가 이동하고 있다. 2025.4.2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c2086c8b61a62.jpg)
너구리가 다수 출몰하자 인천시설공단은 '가까이 접근하면 상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모른 척 지나가 달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연수구는 너구리들이 기존 서식지인 농경지나 산림지 개발에 따라 도심 공원 등지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예전에도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며 "구조가 된다면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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