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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도 위고비"⋯기대와 우려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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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보노디스크, 12세 이상 청소년에 투여 허가 신청
미국·유럽서는 처방 중⋯설사·구토 등 부작용 문제 여전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청소년에게도 처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위장관 이상 등 부작용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며,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층에서 약물 오남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종로약국에서 약사가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0.17 [사진=연합뉴스 제공]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종로약국에서 약사가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0.17 [사진=연합뉴스 제공]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보노디스크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12세 이상 청소년 투여 적응증 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위고비 투여 기준은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와 BMI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당뇨 질환이 동반된 경우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에 속하며 총 체중의 15%를 감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이미 청소년에게 위고비를 처방 중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위고비를 12세 이상 청소년의 비만 치료제로 승인했고,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동일 연령대의 청소년 비만 환자에게 사용을 허가했다.

한국노보노디스크는 앞서 식약처로부터 비만약 '삭센다'의 소아·청소년 대상 투여를 승인받은 바 있다. 위고비와 삭센다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로, 혈당 조절과 인슐린 분비 촉진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위 배출을 늦추는 원리로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업계는 이러한 전례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위고비의 청소년 처방이 허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위고비는 주 1회 투여하는 주사 제형이다. 노보노디스크는 비만 청소년(12~18세) 200명 대상으로 위고비 2.4㎎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STEP TEENS' 연구에 따르면 회사는 64주 동안 위고비와 위약을 투여하고 영양 상담과 하루 1시간의 신체활동을 병행하도록 했다.

그 결과, 위고비 투여군의 45%에서 BMI가 개선되며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위약군은 비만 판정 기준을 벗어난 비율이 12.1%에 그쳤다.

위고비 투여군의 74%는 비만 지표가 최소 한 단계 이상 개선됐지만, 위약군은 19%에 머물렀다. 특히 위고비 투여군의 19.5%는 과체중 범주까지, 25.4%는 정상 체중까지 감소했다. 또한 위약군에 비해 비만 판정 기준 이하로 체중이 감소할 가능성은 22.7배, 비만 지표가 한 단계 이상 개선될 가능성은 23.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는 2023년 유럽비만학회(ECO)에서 처음 공개됐다. 아론 켈리(Aaron Kelly) 미국 미네소타대 소아비만센터 소장은 "위고비를 투여받은 10대 비만 청소년의 절반이 임상적 비만 기준 이하로 체중이 줄었다"며 "이는 비만 수술 외의 치료법으로는 전례 없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청소년 비만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위고비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2012년 9.7%였던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2021년 19.3%로 10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교육부의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초등고교생 비만군 비율은 2017년 23.9%에서 지난해 29.3%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문제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꾸준한 투여가 필요하다. 감량 후 투여 중단 시 다시 몸무게가 증가하는 요요현상을 겪게 된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종로약국에서 약사가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0.17 [사진=연합뉴스 제공]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사진=한국노보노디스크 제공]

미국의사협회(AMA)에 따르면 위고비를 49주간 투여한 성인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고 다른 약물로 전환한 뒤 평균 체중의 6.9%가 다시 증가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구역질, 구토, 설사, 변비, 복통 등 위장관 문제이며, 드물게 췌장염, 저혈당증, 갑상선 질환, 알레르기 반응도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실제 효과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위고비는 대다수 환자에게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사례도 많다. 위고비 투여 환자 중 절반 이상은 10㎏ 미만의 체중만 감량했으며, 10㎏ 이상을 감량한 환자는 전체의 약 30%로 추산된다.

오남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위고비 출시 당시 인플루언서들이 다이어트 효과를 간접적으로 알리면서 개인이 알선·광고하는 행위가 빗발쳤다"며 "외모에 민감하고 SNS에 쉽게 영향을 받는 청소년들이 잘못된 길에 빠지지 않도록 보건당국이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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