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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인공지능 심장이 될 AIDC 사업 생태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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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공조업체 獨 플랙트그룹 인수가 갖는 의미
반도체·에너지저장장치·운영·건설·공조 역량 다 확보
주력인 반도체·폰·TV·가전 외에 B2B 사업 확대 일환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한 것은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사업의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완성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플랙트 인수로 삼성 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AIDC 구축에 필요한 역량을 사실상 완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자(반도체·공조), 물산(건설), SDI(에너지저장장치), SDS(IDC 운영 시스템) 등 계열이 AIDC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번 인수는 또 주력인 반도체·폰·TV·가전 외에 로봇·전장·차오디오 등 이전 M&A와 함께 B2B 사업을 더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플랙트그룹의 공조시설이 설치된 데이터센터 전경. [사진=플랙트그룹 홈페이지]

CDU 기술 보유한 플랙트, AIDC 사업 시너지 관측도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그룹 지분 100%를 15억 유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절차는 연내 마무리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공조업체 존슨컨트롤즈 인수전에서 한걸음 물러난 후 플랙트그룹에 공을 들여왔다. 플랙트그룹의 매출은 2022년 기준 6억5000만 유로(약 1조300억원) 수준이지만, 이 회사가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 온도를 낮추는 'CDU'(Coolant Distribution Unit)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플랙트그룹은 CDU 업계에서도 최고 수준의 냉각 용량과 효율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보유한 스마트씽스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 솔루션을 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플랙트그룹 로고. [사진=삼성전자]

고태봉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발열은 다리미 수십만대를 연결해놓은 것과 같다"며 "과거처럼 시원한 바람을 순환시켜주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발열과 싸워야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 센터장은 "AI처럼 단기간에 고도 연산을 해야 할 경우 발열이 무조건 발생하기에 정말 중요하다"며 "최근 기업들이 액체로 냉각하는 방식을 적용하려 하는데 삼성도 뛰어든 셈"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삼성 주요 계열사가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CDU 공조 기술을 확보했고, 삼성SDI는 AI 데이터센터에 함께 설치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 능력을 보유했다. 삼성SDS의 데이터센터 운영시스템 등까지 합하면 사실상 AI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기술을 대부분 확보한 셈이다.

더욱이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IDC)와 구조 자체가 달라 신축이 필요한 만큼, 그룹 내에 기술 생태계를 모두 갖췄다는 점이 주목된다.

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LG 계열사들이 전기차의 프레임과 바퀴만 빼고 다 만들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크게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며 "지금 삼성은 건설부터 공조까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거의 모든 걸 갖췄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막힌 반도체 M&A, 새로운 B2B 먹거리 발굴

삼성전자가 최근 인수합병에 나선 분야는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AI(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메드텍(소니오), 오디오·전장(룬,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공조(플랙트그룹) 등으로 기업간 거래(B2B) 사업 비중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B2B 사업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점도 있고, B2B 사업은 대형 고객사와 안정적인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도 B2B 분야인 전장 사업을 키우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만은 인수 후 전장 분야 매출 비중이 60%까지 증가했다.

세계 각국이 AI데이터센터 구축에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한 만큼, 시장 성장성도 높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중앙공조 시장은 지난해 610억 달러(약 86조6383억원)에서 오는 2030년 990억 달러(140조6097억원)로 연평균 8% 성장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오는 2030년까지 44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대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엔 공조회사들의 부가가치가 적었지만, 앞으로는 굉장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가 10년을 내다본 의미있는 M&A를 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기업 M&A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도 주목된다. 미국의 대(對)중국 기술 견제가 심화하며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기술 기업에 대한 M&A가 차단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에 당장 필요한 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고 센터장은 "각국에서 반도체 기업의 인수합병은 철저하게 방해하고 막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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