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썰] 우리은행 민영화는 성공한 것일까?②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던 2015년 7월의 딜레마
'잘 모르면 결정하지 않는 것이 답'이라는 官(관)
[우리에 갇힌 WooRi]

[아이뉴스24 김병수 기자] 우리은행 민영화는 순탄하지 않았다. 1997년 외환 위기, 2002년 신용카드 부실 사태, 2007년 글로벌 금융 위기….

우리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면 회사가 성장해 일단 주식값이 올라야 한다. 회사를 살 사람이 있으면 더 좋다. 그런데 5년 주기로 터진 금융시장의 충격으로 공적자금 회수가 여의치 않았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계기로 메가뱅크를 추진했다. 이어진 10여년은 내실을 다지는 데 총력을 다했다.

2020년대 들어 미쓰비시UFC금융그룹은 세계은행(World Bank) 순위에서 꾸준히 10위권에 들고 있다. 스미토모미쓰이금융그룹과 미즈호파이낸셜그룹도 1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내친김에 2005년부터 우정공사(우체국) 민영화도 추진했다. 우정공사의 자회사 유초은행도 2007년 10월 1일 민영화하고, 2015년 11월 4일 상장했다. 2020년대 들어 세계은행 순위 10위권으로 발돋움했다.

우리나라와 비교할 건 아니다. 2023년 기준으로 국내 6개 은행은 세계 100대 은행에 이름을 올리는 수준이다. 총자산은 2조 7000억달러, 점유율은 2.3%에 불과하다.

세계은행(World Bank) 순위는 기본적으로 나라의 경제 규모에 영향을 받는다. 현재 중국의 은행들이 1~4위까지 독식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가 어떤 비전과 계획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일본은 20년간 꾸준히 구조조정을 하면서 대형화했다.

그리고 2020년대엔 세계은행 순위로 그 결과를 증명했다. 모두 공적자금을 받고 새출발한 은행들이다. 그렇게 살아난 금융그룹이 3개다. 유초은행까지 포함하면 4개다.

우리금융 사옥 [홈페이지]
우리금융 사옥 [홈페이지]

우리은행도 15년 만에 민영화의 기회를 잡았다. 2014년 3월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이해관계자들을 뺀 나머지 토론자들은 소위 '민영화 3대 원칙 폐기'를 제안했다. 금융지주회사법 부칙 6조의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을 말한다.

이날 토론자들은 '허울뿐인 이 원칙으로 우리은행을 근본적으로 팔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엔 분명히 팔 건지, 말 건지, 입장부터 명확히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관계자들은 독자적인 생존 방안에 더 무게를 두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정부의 3대 원칙 중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조기 민영화는 2015년 당시 이미 포기 수준으로 실패했다. 나머지 금융산업 발전 원칙도 원론적인 얘기여서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토론회의 결과물은 없었다.

1년 4개월이 더 흐른 2015년 7월 21일, 정부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선수(先手)를 쳤다. 예상하지 못했던 '과점주주에 매각' 방침을 제시했다.

당시 박상용 공자위 민간 위원장의 말이 걸작이었다. "과점주주에 매각한다는 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검토할 사안이 많았다." 인수합병(M&A) 방법이 수도 없이 많은데, 굳이 해본 적이 없는 과점주주 방식을 꺼내 들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쨌든 정부와 공자위는 ⓐ우리은행 지분을 4~10%씩 쪼개 판다 ⓑ이들의 합계 지분율은 30~40%로 한다 ⓒ우리은행을 공동 경영한다는 세 가지 매각 원칙을 제시했다.

많은 금융인이 '책임을 떠안기 싫은 관료들의 업무 행태와 공무원의 일자리를 굳이 줄일 이유가 없는 현실이 빚어낸 웃지 못할 묘수'라고 수군거렸다.

이때 관가에서 떠돌던 유명한 얘기가 있다. '결정하기 어렵다면 결정하지 않는 것도 답이다.' 그렇게 정부와 공자위는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외면하고 회피했다.

결정은 못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앞길은 더 선명해졌다. 우리은행은 사실상 국책은행이 됐다. 관료들의 말이 맞았다. 결정하지 않으니, 답이 나왔다.

[썰] '우리에 갇힌 WooRi' 싣는 순서

①일본 따라 걷기 대한민국의 금융 대형화

②우리은행 민영화는 성공한 것일까?

③금융위원장 후 6년 만의 우리금융 회장, 임종룡

④KB·신한·하나와 너무나 다른 길

⑤오너십만으론 이미 글러 버린 우리은행(끝)

/김병수 기자(bskim@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썰] 우리은행 민영화는 성공한 것일까?②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