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와 초등 남학생의 로맨스물이 드라마로?⋯교육계 "그루밍 범죄 미화" 강력 반발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여교사와 초등학생 제자 간의 '연애 감정'을 다룬 드라마 제작 소식에 교육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1일 보도 자료를 통해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드라마 제작·방영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을 전했다.

교총은 해당 드라마를 두고 "교사와 학생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비교육적, 반사회적 기획"이라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그루밍 범죄 미화이자 아동 인권 침해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단체는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타 직종보다 높은 도덕성·전문성을 갖고 교육에 매진해야 하는 직위에 있다. 이런 지위를 악용해 미성년 제자와 사적 감정을 나누고 연애 관계로 발전하는 서사는 명백한 그루밍 범죄의 미화"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같은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로맨스나 판타지로 소비될 경우, 현실서 벌어지는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을 가볍게 여기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또 "민감한 소재를 연기해야 하는 드라마 아역 배우에게도 심리적‧정서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상업적 이익을 위해 아동을 이 같은 위험에 드러내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창작과 예술적 독창성이라는 명분 아래 아동을 성적 대상화 하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교육 현장에서 헌신하는 모든 교육자 명예를 실추시키고 교직 사회 전체에 대한 깊은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드라마 제작 및 방영 계획을 즉각 철회 △해당 콘텐츠의 사회적 유해성, 아동 보호 측면 등 부분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 기관의 엄격한 심의 △이 같은 콘텐츠 제작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교사와 학생의 신뢰를 왜곡된 서사로 흥밋거리 삼는 것은 교육을 희화화하는 행위"라며 "그 피해는 결국 학교에 남겨질 학생들과 침묵하는 교사들에게 돌아온다"고 밝혔다.

한편,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은 초등학교 여교사가 게임서 만나 호감을 느낀 상대가 초등학생 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연출과 대본, 제작사 등은 정해졌으나 방영 일정과 출연 배우 등은 현재 미정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