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3만 점포 시대'를 맞은 편의점이 금융 서비스의 새로운 첨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뱅킹 이용률이 높아지고 굳이 영업점을 찾지 않아도 되는 비대면 업무가 확대되면서 전국의 은행 지점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2015년 국내 은행 영업지점 수는 7천300개로 1년 사이 100개 이상 감소했다.
은행 지점이 줄면서 은행 자동화기기(CD/ATM) 숫자도 덩달아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금융기관의 CD/ATM기 설치대수는 8만2천700대로 2013년보다 4천100대나 줄었다.
이에 비해 편의점 등에 설치된 점외 CD/ATM기 숫자는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이다. 점외 CD/ATM기는 2015년 말 3만8천700대로 2년 전에 비해 1천300대 늘었다.
김정혁 한은 전자금융기획팀장은 "금융기관들이 기기운영비용 부담을 축소하기 위해 밴(VAN) 사업자에 위탁 운영하거나 점외 기기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특히 전국 곳곳에 진출한 편의점 내에 설치된 CD/ATM 이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의 편의점 활용은 단순히 자동화기기를 사용한 현금 인출에서 그치지 않고 확대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손을 잡고 영업점 창구 수준의 은행 업무가 가능한 신한 유어 스마트 라운지(옛 디지털키오스크)를 CU 편의점에 배치했다.
편의점에서도 은행 영업점에서만 가능했던 체크카드 신규발급, 인터넷뱅킹 신규업무, 통장교체 등이 가능해진 것이다.
내달 출범 예정인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또한 영업지점이 없는 대신 편의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 25' 편의점을 통해 오프라인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 출범과 동시에 전국 GS 25에 설치된 1만여개의 ATM기기를 통해 바로 케이뱅크 고객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스마트 ATM'기를 GS 25에 보급해 현금인출뿐만 아니라 계좌 개설, 체크카드 발급 등의 은행 창구 업무까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에 스마트 ATM을 주요 지역에 순차적으로 보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캐시백 서비스' '동전 없는 사회' 편의점 활용
금융당국은 최근 아예 ATM기기 없이도 편의점에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캐시백 서비스'를 허용했다.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현금 인출을 함께 요청하면 물건 결제와 함께 소비자의 예금계좌에서 현금이 따로 인출돼 지급되는 서비스다. ATM기보다도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10월 우리은행이 신세계 계열 위드미 편의점과 제휴해 캐시백 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한 데 이어, 12월 말에는 KB국민은행도 위드미 16곳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은행들은 향후 GS 25 등 다른 편의점과도 캐시백서비스 제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이 추진하고 있는 '동전없는 사회' 사업에서도 편의점이 핵심 역할을 맡았다.
한은은 시범사업으로 제일 먼저 편의점에서 고객이 물품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 잔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편의점에 설치된 선불카드 충전 단말기를 이용해 고객 현금거래시 생기는 잔돈을 고객 선불카드에 충전하고 고객이 다른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편의점 사업자와 시범사업 모델을 논의하고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편의점 업계에서도 이 같은 추세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ATM 거래시 편의점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며, 고객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전국에 GS 25는 1만500여개 매장이 있으며 거의 모든 매장에 ATM기가 보급돼 있을 만큼 편의점 ATM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며 "편의점의 접근성을 충분히 활용해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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