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정부가 방송 광고 제도 개선을 검토하면서 지상파 방송사의 중간광고 도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올해 업무계획에 지상파 중간광고를 검토하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비롯해 3기 방통위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조기 대선으로 정부 조직이 개편되더라도 지상파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대선 정국과 정권 초기는 지상파가 중간광고를 요구하는 데 적기이기 때문이다.
20일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 중간광고를 포함한 방송 광고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결과 발표는 연내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전까지 시장 조사, 다양한 정책을 연구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방통위는 "지상파 중간광고는 검토 단계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는 지난해 "아직 검토 단계가 아니다"라던 공식 답변과 온도 차이가 있다. 당시 방통위는 '방송광고총량제' 시행 효과를 봐야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할지 말지 검토에 착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조사 결과 방송광고총량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광고총량제는 광고별 시간제한을 없애고 프로그램당 광고시간 총량만 제한하는 제도다.
지난 2015년 10월 지상파 광고총량제가 도입된 후 12개월간 방송 3사에 발생한 매출액 증가 규모는 109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TV 광고매출의 0.84%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총량제 도입 전인 지난해 1월 KISDI가 추정한 예상 효과(최소 217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지상파는 방송 광고 시장에서 지배력을 잃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16 방송통신광고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광고 매출은 1조9천459억원으로, 지상파TV 광고비 1조6천628억원보다 많았다.
방통위 내부적으로도 tvN 같은 케이블PP와 형평성, 지상파 수익 저하 등 때문에 중간광고를 허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광고는 방송법에 시행령으로 규정돼 있어 국회 차원의 법 개정이 필요 없다. 여론에 영향은 받을 수 있지만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방통위 상임위원 임기 만료나 조기 대선 정국도 지상파에 나쁜 조건은 아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방통위원 5명 중 4명 임기가 4월 초순 이전에 끝나고, 조기 대선이 치러져 방송 광고 정책 소관 부처가 바뀌더라도 지상파에 불리하진 않다.
지상파로선 대선 후보가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선거 운동 기간, 정책 추진력이 강한 정권 초기가 중간광고를 요구하기에 가장 유리한 시기기 때문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지상파가 그동안 중간광고를 줄기차게 요구했던 건 3기 방통위에서 될 거라는 기대보다는 차기 정권을 향한 포석이었다"며 "그러는 가운데 현 방통위에서도 중간광고를 검토해보겠다는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셈인데 이는 지상파가 여론을 조성하기에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중간광고가 만병통치약 아니라는 회의론도
지상파는 광고 매출이 줄어들자 방송 앞뒤로 붙는 광고보다 단가가 1.5~2배 정도 높은 중간광고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지상파 관계자는 "방송사업자들의 공정경쟁이 보장돼야 하며 타 플랫폼 대비 경쟁력을 갖춘 고효율 광고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며 "동일서비스 내의 공정한 광고 경쟁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간광고가 재원 확보에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있다. 방송 광고 시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콘텐츠에 대한 고민보다 광고 수익에만 골몰한다는 지적이다.
소현진 성신여대 교수는 "지상파에 중간광고가 도입된다고해서 수입 감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방송 외에 모바일 등 다른 매체가 너무 많이 등장해 방송광고 자체의 매력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용자의 주목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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