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대선 불출마, 대선후보 경선구도 '흔들'

[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 향후 야권의 대선구도가 흔들릴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박 시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저의 결정은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과 염원, 기대, 그리고 저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끝에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후보로서의 길은 접지만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 당원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정권교체 이후 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을 통해 새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탈당하는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박 시장은 그동안 시민단체 대표와 재선 서울시장을 거치면서 활발한 소통 능력과 전국적인 인지도를 보인 흔치 않은 정치인이었다. 메르스 정국 등에서 야권의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민심을 얻지 못한 것이 대선 불출마로 이어졌다.

박 시장은 그동안 당내 비문재인 계 대선주자로 일익을 담당했다. 김부겸 의원과 함께 야3당의 공동정부와 공동경선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박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제 박 시장의 지지층이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는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구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의 불출마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최성 고양시장으로 치러지게 된 가운데 현재 문 전 대표가 크게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비문재인 지지층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는 상당히 중요하다. 그동안 박 시장과 입장을 같이 했던 김부겸 의원이 지지를 받을 수도 있지만, 현재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중 1인에게 비문재인계 지지층이 몰릴 수 있다

이 경우 문재인 전 대표와 비 문재인계 후보의 2파전으로 경선 구도가 이뤄질 수도 있다. 박 시장의 불출마가 민주당 대선 경선 구도를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26일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하는 가운데 박 시장의 대선 불출마가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