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이스트소프트는 회사명보다 제품 이름이 더 유명한 회사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백신(Anti-Virus) 소프트웨어 '알약'은 컴퓨터 사용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알약을 포함한 이스트소프트의 보안사업부는 지난해말 이스트시큐리티라는 보안 전문 자회사로 따로 떨어져 나왔다. 이스트소프트에서 보안사업부를 맡아온 김준섭 부사장이 이 회사를 이끈다. 대표는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가 겸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만난 김준섭 부사장은 "알약이라는 확고한 브랜드를 갖고 있는 것은 큰 자산이지만 뛰어넘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며 향후 회사 행보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올해로 벌써 출시한 지 10년이 된 알약의 개발을 실질적으로 총괄해온 사실상 '알약의 아버지' 뻘 되는 인물이다.
누구보다 알약에 대한 애착이 클 법한 그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백신만 파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으면 사이버 보안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의 보안 시장에서는 전체적으로 솔루션을 잘 구성하는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라며 "백신만 하는 회사, 네트워크 보안 장비만 하는 회사 등으로 파편화돼선 생존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백신 자체 시장은 엔드포인트 제품군으로 분산되면서 '최소치'는 유지되겠지만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결국 시장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기업 고객에게 보다 견고한 보안 체계를 위한 '큰 그림'을 보여주고 그에 맞는 최선의 솔루션까지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지능형 지속위협(APT) 등에 대한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방어 콘셉트는 비슷하다"며 "결국 각사가 갖고 있는 제품들로 어떻게 방어하겠다는 디테일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더 이상 알약으로만 대표되는 회사가 아닌 통합 보안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실제로 이스트시큐리티는 백신(알약)뿐만 아니라 문서 보안(시큐어디스크), 지능형 악성코드 분석 플랫폼(아이마스) 등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는 아이마스의 경우 '차기 수익원'으로 알약보다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다만 아직까진 알약 사업 비중이 80% 가량 된다. 대다수 제품들이 올해 차기 버전 출시를 앞뒀다.
통합 보안을 위해선 기존 영역(엔드포인트 보안)만이 아니라 네트워크 보안 역량까지 필요한 만큼 이 분야에서도 사업 제휴는 물론 인수합병(M&A)까지 염두에 두고 다른 기업들과 적극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중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는 숫자(매출)보다 내실을 다질 것"이라며 "엔드포인트·인텔리전스·데이터·모바일 보안의 4개 사업 영역을 중심으로 제대로된 틀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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