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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대선 시즌, 통신비 인하 다시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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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 "여력 없어, 5G 투자에 더 무게"

[아이뉴스24 박영례기자] 탄핵 국면에 조기 대선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매 대선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 등 논란이 재 점화될 지 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결산을 마무리한 국내 통신 3사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되면서 일각에서 이 같은 주장이 수면위로 재 부상할지 주목되고 있는 것.

그러나 정부 및 시장 전문가들은 통신사 주요 경영지표인 월 평균 가입자당 매출(ARPU)이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자율주행자동차 등을 겨냥한 5세대통신(5G) 조기 상용화 경쟁이 가열되면서 오히려 투자 여력 확보 및 투자 확대에 더 무게가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과 5G 시범서비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도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및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개별기준)은 각각 40조81억원, 3조5천97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3%와 13%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 비용도 7조6천187억원으로 전년대비 3%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 3사가 지난 2015년 역성장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소폭이나마 외형이 늘고 수익성이 좋아진 셈이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실적 개선에 따른 요금인하 이슈가 재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선 이슈까지 맞물려 가계통신비 인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이동통신 분야 실적이 줄었고, 당장 내년 5G 시범서비스를 앞두고 있어 오히려 정치권의 관심은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및 4차 산업혁명을 위한 5G 조기 상용화에 모아지는 분위기다.

유력 대선후보 꼽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최근 평창을 찾아 올림픽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대선 공약과 관련 4차산업혁명 추진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통 실적 뒷걸음- 마케팅 비용 부담 여전

실제로 지난해 통신 3사의 실적 개선은 기가인터넷, IPTV 등 유선 및 미디어 분야와 신사업 성장에 따른 것으로 같은 기간 주력인 이동통신 매출 및 APPU는 오히려 줄었다.

통신 3사의 지난해 이동통신 매출은 25조1천207억원으로 전년 25조1천821억원을 밑돌았다. 또 ARPU 역시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기준 3만5천355원(-2.4%), KT 3만5천452원(-0.6%), LG유플러스 3만5천657원(-1.8%)에 그친 것.

마케팅 비용 역시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 등에 따른 주력폰 부재로 시장 경쟁이 주춤했던 데다, 20% 선택약정할인 이용자 확대 등에 따른 매출 감소를 감안할 때 오히려 전년보다 늘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가령 지난 연말 기준 선택약정 할인 가입자수 920만명을 기준으로 이에 따른 매출 감소는 평균 ARPU 3만5천500원의 20%를 24개월 적용한다고 가정할 때 총 1조5천67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지원금처럼 마케팅비에 포함시키면 지난해 3사 마케팅 비용은 9조1천864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전년도 같은 방식의 추산 마케팅비 8조6천325억원을 크게 웃도는 데다, 단통법 시행 전 지원금 경쟁이 과열됐던 2014년 8조8천220억원 보다 많다.

KTOA 관계자는 "요금할인 도입으로 인한 이통 3사의 매출 하락효과를 고려할 경우, 마케팅비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며 "더욱이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은 24개월 동안 이연처리되는 회계처리 방식 차이로 인해 매출 감소가 매년 누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통신 3사의 이동전화 부문 실적 둔화가 나타나면서 통신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는 등 투자매력을 잃고 있다"며 "마케팅비용 증가 시 실적 둔화가 불가피,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가 더욱 시급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5G 패권경쟁 가속, 요금인하보다 투자확대 시급

더욱이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을 표방한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오히려 정치권과 시장의 관심은 5G 시범서비스 등 5G 상용화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에 필요한 투자 확대 및 여력 확보가 오히려 현안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그동안 5G 조기 상용화에 의지를 보였던 우리와 달리 시장을 관망했던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이 5G 조기 상용화 등에 속속 가세하는 등 이른바 5G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통신 3사는 5G 구축에 오는 2020년까지 총 3천억위안(한화 약 50조원)을 투입키로 하는 등 조기 상용화에 의지를 보이고 나섰다.

또 미국 버라이즌 역시 올해부터 5G 서비스 도입을 본격화할 예정이고, 프랑스 통신업체 오렌지도 5G 서비스 준비에 착수하는 등 글로벌 5G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 이에 대응한 퀄컴, 에릭슨, 노키아 등 칩셋 및 장비업체도 관련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5G가 4차산업혁명 도래와 함께 주력 서비스인 자율주행자동차는 물론 사물인터넷(IoT) 등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는 때문.

이에 따라 2018년 시범서비스를 거쳐 2020년 상용화를 예고했던 국내 통신 3사의 투자 계획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투자 확대도 예상되는 대목.

통신 3사의 지난해 투자비는 5조6천억원 수준으로 전년도 5조7천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SK텔레콤이 전년보다 많은 2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확대가 예상된다.

여기에 그동안 통신업체가 보유한 네트워크에 대한 권리를 제한했던, 이른바 망중립성과 같은 규제가 전세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5G투자 확대 등의 동인이 되고 있다.

가령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망중립성 규제 완화 등을 예고했고, 최근 유럽에서도 망중립성 강화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국내도 그동안 통신 3사와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에 중심을 뒀던 규제가 이들에게 망을 빌려 사업을 하는 부가통신사업자로 전환을 꾀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간통신 시장은 알뜰폰 및 결합판매 확대 등 경쟁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규제 변화를 꾀하는 한 요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최근 망중립성 규제 강화 등으로 오인 받고 있는 관련법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부가통신사업자에대한 금지행위 유형 등을 규정한 것으로, (포털 등과 같은)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5G가 전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될 공산이 크고, 국가간 4차산업 패권 다툼과 더불어 핵심 인프라인 5G 조기 도입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국내에서도)5G 투자 활성화를 위해 대선과 맞물려 통신요금 인하를 권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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