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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정]지상파 힘 균열 내는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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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지난주부터 통신 3사의 모바일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에선 지상파 다시보기(VOD)를 볼 수 없다.

지상파는 콘텐츠에 합당한 값을 받겠다며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플랫폼 업체가 합당하지 못하다며 맞서는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새삼스럽게 어느 한쪽에 양보하라 하고 싶지도 않다.

흥미로운 건 이 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한 통신업체의 마케팅이었다. SK브로드밴드 '옥수수'에선 CJ E&M 방송을 볼 수 있는 이용권을 구입하는 이용자에게 기프티콘을 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이벤트 기간은 지상파와 협상 갈등이 고조된 지난달 24일부터다.

지상파 VOD를 볼 수 없어 이탈하는 소비자를 막기 위해서인지, 지상파에 본때를 보여주려는 프로모션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CJ 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CJ는 영화와 tvN으로 지상파가 독점적으로 누리던 콘텐츠 파워에 균열을 내고 있다.

지상파가 자체 OTT '푹'을 강화하고, SBS가 영상 창고(아카이브) '오아시스TV'를 연 것은 콘텐츠 파워가 더 줄기 전에 플랫폼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체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야 이통사나 포털 같은 플랫폼 사업자에 콘텐츠 대가를 산정하는 파워게임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CJ가 지상파의 심기를 건드리는 건 콘텐츠와 플랫폼을 모두 거느린 회사란 점이다. 이통사나 포털은 자체 콘텐츠가 없어 아직 지상파에 의존도가 높지만 CJ는 다르다.

CJ는 CJ E&M에서 모바일과 PC용 OTT '티빙'을 운영하고, CJ헬로비전에선 TV용 '스틱' 서비스를 재가동했다. CJ는 굳이 지상파 방송을 공급받지 않더라도 자사가 배급하거나 투자한 영화, tvN의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지상파와 CJ가 같은 링에서 싸우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지상파보다 방송법 상 편성, 광고, 시설 허가 등에서 규제를 덜 받고 심의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CJ가 지상파와 같은 입지를 가지면 타성에 젖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CJ가 방송시장 판을 흔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상파 VOD가 중단됐다는 기사엔 "어차피 도깨비만 봤다", "종편과 tvN만 있으면 된다"는 댓글도 즐비했다.

시청자로선 지상파와 CJ의 힘겨루기가 나쁘진 않다. 방송 시장에 진입하는 사업자가 많을 수록 기존 방송사에 자극이 될 수 있다. 이제 방송 시장에선 고인물은 안된다. 흐르는 물만이 살아남는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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