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9일 소시에테제네랄(SG)이 서울 본사에서 진행한 '2017년 경제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미칼라 마커슨 경제 리서치부문 글로벌 대표는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하는 지표로 '달러의 방향'을 꼽으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약달러 유도 전략이 오히려 달러 강세를 부추겨 세계 경제 성장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정 부양책 정도에 따라 달러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 정부가 최대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재정 정책을 추가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때 달러는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서게 된다.
강달러 현상이 발생하면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과 국가들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무엇보다 달러 강세는 중국 위안화 약세를 유발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는 "신용 확장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성장 모델은 한계가 있는 데다, 폐쇄적인 자본계정 운영으로 자본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달러가 10~15% 강세로 돌아섰을 경우 중국이 받을 압력이 커진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면 위안화가 절하되면서 아시아 국가가 받을 압박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트럼프의 재정 부양책이 GDP의 0.5%를 초과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GDP의 1.5~2%가량이 재정 부양책에 투입될 경우 초강세 달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경우 연준 금리 인상이 기존 2번에서 4~6번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트럼프가 적정한 정도의 재정 부양책을 펼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가 세계 경제를 파국으로 치닫게 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노믹스의 방점이 ▲무역적자 감소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국내 이전)을 통한 고용 증가에 찍혀 있는 만큼 그조차도 세계 교역을 한꺼번에 무너트리길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란 주장이다.
트럼프가 재정 부양을 위해 1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1조 달러를 1년 안에 쏟아 부으면 놀랄 만한 숫자지만, 유럽의 경우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는 평균 5년이 걸린다"며 "이 기간 동안 1조 달러를 나눠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정권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도 달러 강세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그는 "보호무역주의는 성장에 유리한 정책은 아니다"며 "과다한 보호무역주의를 통해 미 경제의 성장이 지체되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면, 연준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달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노믹스의 가장 큰 문제는 각종 레토릭(수사)을 쏟아내며 세계 경제를 겁주고 있다는 점"이라며 "사실 국경세의 경우 유럽연합에서도 비슷한 세금제도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만 특별히 비판할 수 없음에도 각종 노이즈로 인해 정확한 그림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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