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대선 유동성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차기 대선이 다자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보수 후보로 꼽혔지만, 참여정부 당시 외교부 장관을 지내는 등 야권 인사로도 꼽힐 수 있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내 문재인계를 제외한 반패권연대의 주체로 꼽혀왔다. 이같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는 제3지대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이후 대선 구도는 민주당 우위 속 기존 당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은 강화됐고,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지지율은 크게 올라 문재인 대세론에 도전할 수 있는 20%에 근접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은 다소 하락세지만 대선주자 상위권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반면, 보수 지지층은 보수 대안 후보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로 향해 황 권한대행이 15%를 넘겼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황 권한대행의 상승세로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폐족의 위기를 겪었던 새누리당이 살아나고 있다. 원유철·이인제·안상수 후보가 나섰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은 황교안 권한대행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중심으로 선거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는 지지율이 문제다. 이 때문에 당 내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전 대표가 다시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역시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의 통합에 성공하면서 제3지대에 불을 붙였다. 이 때문에 안철수·손학규·정운찬·천정배 후보의 경쟁을 통해 지지율 인상을 가져오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구도의 상수를 차지한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후보들의 출마가 불확실하거나 지지율이 낮은 상황이어서 민주당을 꺾기 위한 기타 세력들의 이합집산이 가능한 상황이다.
◆비패권연대부터 보수연대, 비문연대까지…요동치는 정치권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선거연대에 대한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계를 제외한 반패권연대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경선에 참여하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아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새로운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손 의장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내 문재인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자기 패거리가 아니면 철저히 배제하고 집단적 문자 테러 가하는 민주당의 패권주의 집단이 정권을 잡는 것도 정권교체가 아니다. 그것은 패권교체에 불과하다"고 했다.
반기문 전 총장 불출마 이후 사라졌던 반패권연대의 부활 성격이다. 바른정당 내에서도 이같은 반패권연대 목소리는 적지 않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 정농단 세력인 새누리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원칙에 안 맞는다"며 "국민의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가능하다"고 했고, 김무성 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비문재인 연대와 보수연대론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이 이같은 보수 후보 단일화론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유의미한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 여부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출마를 선택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될 경우 정국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책임론이 적지 않은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우위의 선거구도가 끝까지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거치면서 상처입은 국민의 마음을 얻어 대선에서 승리할 세력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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