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기자] 2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첫 전체회의가 여야의 격한 충돌 끝에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이번 임시국회 미방위 핵심 현안인 공영방송법 처리를 둘러싼 이견이 접점을 찾지 못한 결과다.
이날 미래창조과학부를 상대로 예정된 정부조직개편, 단통법 개정안 등 정책질의는 질문 한 번 이뤄지지 못했다. 2월 국회도 평탄치 않을 조짐이다.
미방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공영방송법 처리를 위한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문제로 여야 대립이 격화되면서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 소속 의원들이 안건조정위 신속 구성을 요구한 데 반해 여당이 기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은 때문.
특히 지난 연말 의사일정 합의까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교섭단체 간사들 사이에서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기도 했다. 그 결과 전체회의는 개의 한 시간반 만에 중단됐다.
공영방송법은 KBS와 EBS, 방송문화진흥회(MBC 최대주주)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내용을 담은 방송법, 방문진법, 방통위법 등 방송 관련 법안들이다. 지난해 6월 야 3당 의원 160여명이 공동 발의한 만큼 지난해 정기국회 이후 쟁점 법안으로 자리잡았다.
미방위는 공영방송법에 대한 여당의 반발로 의사일정이 번번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연말까지 단 한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올들어 지난달 109건의 계류법안을 법안심사소위를 통해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야당이 공영방송법 처리를 위한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하면서 충돌이 확대된 양상이다.
안건조정위는 쟁점 법안에 대한 90일간 심사로 상임위 전체회의 의결로 직행하는 일종의 '패스트트랙'이다. 야당은 제적의원 3분의 1 이상 요구로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하고 정원 6명 중 4명을 조정위원으로 지명한 상황이지만, 여당은 여기에 불응하고 있다.
자유당 박대출 간사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방송법이 갖는 여야 이견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감안하면 안건조정위로 야당이 무리하게 속도를 밀어붙이는 데 대해 여당으로서 숙려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신상진 위원장은 "당초 1월 109개 법안을 법안심사소위에서 다루기로 한 것은 여야 간사 협의로 순위를 정하도록 한 것"이라며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청하는 것은 6명 중 4명의 위원을 추천해 결국 야당끼리 하자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언론장악방지법(공영방송법)에 대해 야 3당 의원들이 여러 차례 법안심의를 요구했지만 결국 여당과 위원장이 시쳇말로 뭉게고 있는 것 아니냐"며 "논의 과정에서 원안이 어렵다면 대안이라도 제시해야 하는데 심의 자체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김경진 간사 역시 "국회법상 안건조정위원 선임은 여야 간사들과 협의를 통해 위원장이 선임하는 것이지 합의가 아니다"라며 "위원장이 협의가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만큼 지금 이 상황은 해도 너무하다"고 성토했다.
미방위는 오는 16일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업무보고를 겸한 전체회의를 진행한다. 야 3당 원내 지도부가 공영방송법을 2월 국회 방송통신 분야 최우선 처리 법안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이날도 공영방송법을 둘러싼 격론이 예상된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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