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박근혜 대통령 선의'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안 지사는 향후에도 이같은 문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안 지사가 지난 19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나는 누구도 그 사람의 마음은 액면 그대로, 선의로 받아들인다"고 해 당 내외에서 거센 반발을 불렀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는 이튿날 즉시 "선의로 한 말이라고 믿지만 말에 분노가 빠져 있다"며 "분노는 정의의 출발점으로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세울 수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안 지사는 "아주 정확하게 말했다. 저는 분노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광화문 광장에 앉아있을 땐 나도 열을 받지만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될 지도자일 때 분노라는 감정은 너무 조심스럽다. 지도자의 분노는 단어 하나만 써도 피바람을 불러온다"고 응수했지만, 논란이 계속됐다.
문 전 대표는 21일 다시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심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느냐"며 "국민들은 적폐 청산, 국가대개혁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정말 오래된 적폐에 대한 뜨거운 분노, 그것을 타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기자들과 만나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우리가 하나의 팀원이기 때문에 팀원의 한사람으로서 경계선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경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 지사는 선의 발언에 대해 "어떤 분의 말씀도 액면가로 선의로 받아들여야 대화도 문제 해결도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예까지 간 것은 많은 국민께 다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예가 적절치 못했고 마음 다치고 아파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아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사과 소식에 문 전 대표도 "국민 마음을 잘 헤아린 그런 말로 처음부터 안 지사는 통합을 강조했다"며 "강조하다 보니 말이 좀 꼬이면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 논란은 점차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전통 지지층 실망, 이재명 지지층 이반도 문제
그러나 안 지사의 상처는 적지 않다. 안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앞서가고 있는 문 전 대표를 뒤쫒는 추격자의 입장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민심 이반을 불렀다. 특히 현재 민주당 대선주자 지지율 3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층의 반발을 샀다는 점도 크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를 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를 상대로 결선투표를 하도록 돼 있다. 현재 지지율이 경선에서 그대로 이어질 경우 민주당 대선주자 중 가장 선명한 진보 성향인 이재명 시장 지지층은 안 지사보다 진보적인 문재인 전 대표를 선택할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논란이 향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안 지사는 그동안 대연정론과 사드 유지 등 보수와 중도층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전략으로 바람을 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안 지사는 확장성 면에서 실제 대선 본판에서 문재인 전 대표보다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으로 경선을 넘으려 하고 있다.
안 지사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산토끼로 불리는 중도층, 일부 보수층을 향한 적극적인 전략을 써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집토끼로 불리는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의 반발에 마주할 수 있다.
이같은 산토끼와 집토끼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문재인 대세론을 넘으려는 안 지사의 향후 대선 가도에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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