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지난 2015년 국민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가 다음카카오에 626억 원에 인수돼 주목을 받았다. 김기사는 오픈 데이터를 통해 사업모델을 만들어 성공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데이터가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른바 데이터가 돈이 되는 '데이터 경제'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데이터 활용 수준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노력으로 많은 공공 데이터가 개방됐지만 이를 활용하기까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쓸만한 데이터는 없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4년새 4배…공공 데이터 개방 '확대일로'
공공 데이터는 정부 주도로 개방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2013년 10월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데이터의 전면 개방이 추진됐다.
실제로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데이터 개방 건수는 2013년 총 5천272건에서 2014년 1만3천157개, 2015년 1만5천912건, 2016년 2만1천358건, 2017년 1월 기준 2만1천555개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이중 파일 데이터가 1만9420건으로 가장 많고 오픈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는 2천101건, 표준 데이터는 34건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 OECD가 발표한 공공 데이터 개방지수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데이터 품질 '미흡'-활용 '미미'
하지만 데이터 개방에 비해 데이터 활용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공공 데이터 활용 웹·앱 서비스 개발 사례는 올 1월 기준 1천 76건에 머문다.
2013년 42건에서 25배나 늘어난 수치지만 개방 건수와 비교하면 활용도는 5%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런 문제는 월드와이드웹 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주요 국가별 데이터 개방순위(오픈데이터바로미터·ODB)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전년보다 9계단 순위가 상승해 8위에 올랐지만 개방성에 비해 활용 용이성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정부 지원의 정책적 연속성(Readiness)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충분한 데이터가 적시에 제공되는 지(Implementation),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지Impacts)에 관해선 낮은 점수를 받은 것.
이처럼 데이터 활용이 떨어지는 배경으로는 공공 데이터의 미흡한 품질,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의 개방 추진 등이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 시행 초기 공공 데이터의 양적 확대에 집중하다보니 데이터 품질에 대한 점검없이 개방해 데이터 품질을 담보할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며 "또 공공기관 중심으로 개방을 추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의 오픈데이터 관련 비영리기구 ODI(Open Data Institute)에 따르면 약 2만 건에 달하는 국내 공공 데이터의 경우 엑셀 등이 주를 이루나 영국의 경우 XML, GEO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 공유 비율이 높다.
ODI 서울 관계자는 "PDF, 엑셀 데이터는 2차 가공이 필요한 데이터"라며 "영국 정부 데이터는 우리나라보다 파일 포맷이 훨씬 다양하고 활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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