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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롯데' 출범 첫 날, 中 사드 보복에 '속 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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免 홈페이지 마비·불매운동 확산에도 대책 논의 못해…"업무적응 중"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지난달 28일 사드 부지를 맞교환 형식으로 제공키로 한 롯데그룹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노골화되면서 각 계열사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롯데는 지난 1일 중국어 홈페이지가 해킹으로 마비된 데 이어 2일에는 롯데면세점의 한국어와 중국어를 비롯한 모든 언어의 홈페이지도 디도스 공격을 당해 3시간 넘게 마비되면서 5억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했다.

또 중국 유명 온라인 쇼핑사이트는 롯데마트관을 폐쇄했고 중국 외교 싱크탱크인 차하얼학회 연구원들은 방한 기간 동안 머물 예정이었던 롯데호텔의 예약을 취소하는 등 '반(反)롯데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협력 중단을 결정한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롯데마트 등 롯데 계열사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제품 철수 의사를 밝힌 곳은 중국 식품업체인 웨이룽식품과 타이더우식품 등으로, 롯데와 관련된 곳에 입점한 모든 제품을 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중국 뷰티 전문 쇼핑몰인 쥐메이여우핀도 지난 1일 프로모션 행사에서 롯데 제품을 취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중국 업계 2위 온라인몰인 징둥닷컴 역시 롯데마트관 폐쇄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징둥닷컴 측은 전산 시스템 오류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 롯데는 롯데월드선양, 롯데월드청두 등 중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굵직한 사업도 이번 일로 난관에 부딪혀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 현지에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롯데 불매운동에 대한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에는 지린 장난 롯데마트 매장 앞에 20명의 시민들이 롯데 측에 현수막을 들고 항의를 했으며 중국 일부 포털사이트에서는 중국 네티즌들이 격앙된 어조로 롯데 추방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중국 내 '반 롯데' 움직임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속 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연관된 데다 안보문제가 걸려 있어 중국의 노골적 압박에도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못하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또 롯데그룹은 지난달 말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발표 후 이날 '뉴 롯데'로서 첫 출범한 날인 만큼 각 계열사 신임 대표와 4개 BU(Business Unit) 조직장들이 업무 적응으로 바쁜 탓에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논의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많은 직원들이 새로운 조직으로 배치되면서 이날 첫 출근한 만큼 업무 적응 때문에 중국 사태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국가 간의 일로 중국사업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걱정이 많지만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달리 손 쓸 방법도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반한 감정 확산에 中 진출 기업 '발 동동'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반 롯데를 넘어 반한(反韓) 기류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현지 진출기업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동시에 현지 소비자들은 한국제품 불매운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련 업체들이 긴장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오리온, 농심 등 중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식품업체들은 이번 일로 인해 아직까지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시간으로 현지 상황을 체크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 1993년 중국사무소를 개설하며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오리온은 중국인들이 현지기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미 자리를 잡은 만큼 이번 일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리온의 중국 연매출은 약 1조4천억원으로, 전체 매출(2조4천억원) 중 56% 가량을 차지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6개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직원만 1만3천여명으로, 중국 정부가 제재할 경우 고스란히 자국민 피해를 입게 된다"며 "한류와 관계 없이 이미 자리를 잡은 데다 현재까지 불매운동 기류가 감지되지 않았으나 현지 분위기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이니스프리,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헤라 등 8개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아모레 역시 아직까지 큰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 1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발표한 '2017년 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제품 3종을 포함시킨 것을 두고 사드 보복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아모레 관계자는 "명단에 포함된 것은 지난해 3월과 10월에 결정된 후 발표가 늦춰진 것"이라며 "사드와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측에 영향이 있진 않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이러한 정치적 이슈가 있을 시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면세점업체들과 중국에 진출해 있는 패션, 외식업체들은 아직까지 직접적 타격은 있지 않지만 점차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지만 중국 정부의 보복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불안하다"며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도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이를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은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와 소통할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권이 교체되면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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