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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텃세에 지친 롯데마트, 사드 보복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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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3개점 폐점 이어 영업정지 매장 속출…이마트도 '전전긍긍'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롯데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부지 제공을 결정키로 한 지 일주일여가 지났지만 롯데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 수위가 더 높아지면서 업체들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특히 중국 '유통시장'의 철옹성을 뚫지 못하고 몇 년 전부터 사업 효율화 작업에 나서고 있는 대형마트들은 이번 일로 각 매장의 적자 규모가 더 커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인근 롯데슈퍼 3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점포 수는 현재 마트 99개, 슈퍼 13개 등 총 112개 매장으로 줄었다.

이번 일에 대해 롯데 측은 중국 내 수익성이 저조한 매장을 정리하고 영업구조를 안정화시켜 점포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당국의 보복이 노골화되면서 영업정지를 당하는 점포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 롯데마트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중국 소재 롯데마트 중 영업정지를 받은 점포는 단둥완다점 등 기존 4개 점포와 쓰양점, 하이먼점 등 5개 점포 등 총 9곳이다. 또 계속 점포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확인되지 않은 점포까지 합하면 20여곳 이상이 영업정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중국 당국은 롯데마트 점포에 대해 현재 위생, 통신, 광고 등 다방면에 걸쳐 불시 단속을 펼쳐 벌금 등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안후이성 우후시 통신관리 당국은 롯데마트 점포가 허가를 받지 않은 무선통신 설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30여대의 무선 기지국 설비를 몰수했다.

상황이 이렇자 롯데그룹은 지난 5일 오후 4시 경영혁신실장인 황각규 사장 주재로 중국 현황 점검 긴급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중국 진출 기업의 피해와 기업활동 위축에 대해 정부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중국 전 주재원과 상시 대응 체계를 갖추고 롯데 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현지 고객들의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기로 했으며 현지 직원 정서 안정화에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측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고 더 노골화되면 롯데 측이 중국 내 매장에 대한 단계적 철수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전면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북경 인근 슈퍼 3개는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진행한 것일 뿐 사드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며 "영업정지를 당한 매장은 바로 재점검 요청을 해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재점검 신청을 해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이를 받아들여줄지 의문"이라며 "현지 매체들이 롯데마트 매장과 주소지를 열거하며 불매 시위를 부추기는 듯한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가 쉽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뿐만 아니라 이마트 역시 중국의 텃세 때문에 현지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롯데와 달리 '사드 보복'과 관련한 직접적 피해는 없지만 중국 로컬기업들의 막대한 물량 투입과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매년 단계적으로 매장을 철수하고 있는 상태다.

이마트는 중국 내 점포 수를 2011년 12곳, 2014년 6곳, 2015년 2곳, 2016년 1곳을 줄여 현재 매출이 그나마 잘 나오는 7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운영되고 있는 매장은 상해 4곳, 창장점, 시산점, 화차오점 등이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오픈한 후 중국 내 매장을 27개가지 늘리며 사업을 확장했으나, 현지화에 실패하면서 당기순손실이 2010년 910억원까지 늘어났다. 영업적자 역시 2011년까지 1천337억원까지 급증했으나 사업 구조조정 이후인 2012년부터 적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사업 구조조정으로 매년 매장을 철수했지만 갈수록 폐점된 매장 수가 줄어드는 등 점차 사업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사업 효율화 작업은 계속 이뤄질 계획이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매장은 큰 무리 없이 잘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 (폐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 시장이 폐쇄적인 편으로, 해외기업에 대해 상당히 배타적이다"며 "여기에 사드 문제까지 겹치면서 중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대형마트들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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