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정부가 사드 체계의 일부를 오산 미군기지에 전격 전개하자 야권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정부를 옹호하며 사드 조기 배치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국회 비준 등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는 시점에 사드 체계를 정비하게 돼 다행스럽고 적절하다"며 "사드가 4월 말까지 성주에 배치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사드는 대한민국을 향해 날아오르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기 위한 방어 수단"이라며 "사드 배치 문제만큼은 정치권이 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 "문 전 대표의 입장이 북한과 중국의 입맛에는 맞을지 모르지만 국민에게는 엄청난 불안감으로 다가온다"며 "대한민국의 자위적 군사조치마저 반대하는 대선 후보가 대한민국 정권을 잡겠다는 일만큼 공포스러운 일은 없다"고 비난했다.
정용기 의원은 "야당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이 자신이 정권을 잡은 것처럼 차기 정부로 넘기라면서 정부 흔들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여야, 언론까지 혼연일체가 돼 국가 안보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넘기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애초 올해 12월로 예상됐던 사드 배치를 급작스레 당긴 것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대선용 배치이자 차기 정권에서 논의조차 못하게 만들겠다는 알박기 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대표는 "찬반을 떠나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에 직결된 문제를 이렇게 함부로 다뤄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중국의 보복으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이 시점에 아무런 대책 없이 밀어붙이는 건 지극히 무책임하고 무능한 태도"라며 "국회 비준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미군기지 내에 미국의 새로운 무기체계를 배치하는 것은 비준 대상이 아니지만 대한민국 땅인 성주에 새로운 미군기지를 만들면서 비준을 안 받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를 배제한 채 사드 배치를 군사작전 하듯 속전속결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조기 대선이 확실시되고 정권교체가 되면 사드 배치가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임기가 석 달도 남지 않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런 국가 중대 사안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고 마음대로 추진할 권한은 없다"며 "황 권한대행은 사드 배치 가속화에 따른 외교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국민과 국회에 보고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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