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한 가운데 삼성·SK 등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을 받아온 기업들은 앞으로 '무죄입증'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10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의민주주의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검찰과 특검 수사에 응하지 않았고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며, "(박 대통령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위법행위라 봐야한다"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했다.
특히, 헌재는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기금을 출연하는 등 지원에 나선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기업의 경영권 및 경영 자유를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영공백 최소화를 위해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무죄입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삼성의 분위기는 다소 가벼워진 분위기다. 검찰 수사가 예정된 SK 역시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게 됐다.
앞서 특검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과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뇌물죄'의 연결고리를 강조해왔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했고, 최 씨의 독일 현지법인인 비덱스포츠에 컨설팅 계약으로 전달한 213억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준 후원금 16억2천800만원,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 등을 모두 뇌물로 본 것.
이에 삼성은 '뇌물공여죄'를 포함한 혐의에 대해 국정최고수반인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와 압박'에 의한 기금 출연과 지원이었을 뿐 대가를 바라고 한 공여가 아닌 점을 내세워왔다.
앞서 지난 6일에도 공식 입장을 통해 "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에 동의할 수 없고, 삼성은 결코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며,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헌재가 이날 기업들이 박 대통령과 최 씨 등의 '강압'에 따라 지원했다는 판단을 내림에 따라 삼성은 이 부회장에 대한 무죄입증에 부담감을 조금 덜게 된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을 놓고 박 대통령과 거래,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SK 역시 중국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 증가로 차질을 빚어온 경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간 SK는 특검 수사로 최태원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명령으로 인해 '다보스포럼' 불참에 이어 중국 화학기업 상하이세코 지분인수 추진 등 역점을 둔 중국 사업에서 차질을 빚어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헌재의 이번 판결과 관련해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헌재의 판결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순실 게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미르 및 K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지원에 대가성이 없었던 만큼 무죄입증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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