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연일 수위를 높여가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잠시 주춤해진 모양새다. 그러나 진짜 후폭풍은 '중국 소비자의 날'인 오는 15일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수위가 조금 누그러들었다. 아직까지 롯데 등 한국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과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 상품 판매 금지 등으로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한 감정에 기반한 중국인들의 집단적 행동에 대해서는 통제에 나서며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산둥성 웨이하이 시 한인타운인 '한라방'에서 열리기로 했던 반한 집회는 공안당국의 경계 강화로 진행되지 않았고 다음날 베이징 왕징 롯데마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규모 시위 또한 경찰 병력을 대거 배치해 무산시켰다. 또 상하이 한인타운에서도 한국 상품 불매 집회가 열릴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으나 진행되지 않았으며 일부 현지 대학교들은 학생들을 상대로 '롯데 불매 운동에 참여하지 말라'는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중국 당국이 사드 반대와 반한 시위에 나섰던 이들을 통제하지 않고 방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국의 대통령 탄핵 결정을 계기로 태도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며 "무리한 보복 조치가 오히려 자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해 사드 보복과 관련해 힘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이 롯데 계열사에 대한 시설점검과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 중단 조치를 철회하지 않는 등 한국 기업들을 향한 중국의 보복 수위는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중국여유국이 정한 한국관광상품 판매 금지일인 오는 15일부터 중국인 유입과 관련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기점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주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관영 CCTV가 중국 소비자의 날에 방영하는 소비자고발프로그램 '완후이'가 한국 업체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면서 현지 진출 업체들의 시름이 깊다. 앞서 지난 2011년에는 금호타이어가 품질 문제로 고발 대상에 올라 곤욕을 치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드 보복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은 한국의 새 정부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며 "새 정부가 사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낼 지에 따라 중국의 태도도 이에 맞추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무역 보복조치를 할 경우 자국 경제까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그나마 만만한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보복 수위를 높이는 것 같다"며 "특히 15일부터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면 여행·호텔·면세 등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업계가 직격타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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