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0년 숙원사업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3일 공식 오픈행사를 가졌지만 참석하지 못했다. 신 총괄회장은 그동안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이끌어 냈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차남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며 쓸쓸하게 총수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이날 열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개장을 며칠 앞두고 신 총괄회장 측에 '롯데 임직원 일동' 명의의 초대장을 보냈지만 그를 보필하고 있는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이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나타나지도 않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참석 여부는 사실상 신 전 부회장 측의 결정에 달렸던 상황"이라며 "신 전 부회장이 지난달 말 대만으로 출국해 현재 신 총괄회장을 보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참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신 총괄회장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데다 거동이 어려워 신 전 부회장 측의 보필을 받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 이후 지난 2015년 10월부터 신 총괄회장의 사무실 겸 거처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대한 관할권을 장악했고 이로 인해 롯데그룹 측과 신 총괄회장 사이의 교류는 지금까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롯데월드타워의 마지막 철골 구조물을 올리는 상량식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은 1년 3개월 전으로, 그는 당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와 103층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언제, 어느 때라도 좋으니 신 총괄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 꼭 방문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초청장을 전달했다"며 "신 총괄회장이 원하면 언제든 올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30년 전인 1987년 신 총괄회장이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대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된 '제2 롯데월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 사업은 "언제까지 외국 관광객에게 고궁만 보여줄 수 없다. 잠실 일대에 종합 관광단지를 개발하고 세계적 명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 2010년 11월 착공됐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들어간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2015년 3월 국내 최초로 100층(413m)을 돌파하며 한국 건축사를 새로 썼다. 또 같은 해 12월 22일에는 꼭대기 123층에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식을 진행했고 올해 2월 9일 사용 승인을 얻어 이날 그랜드 오픈을 진행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전망대, 호텔, 사무실, 레지던스 등으로 구성됐으며 롯데그룹은 오는 6월, 신 회장도 그룹 관련 현안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레지던스에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76~101층에 들어서는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호텔로 주목 받고 있다. 총 235개 객실을 갖춘 시그니엘은 '시그니처(Signature)'와 '롯데(Lotte)'의 합성어로, 롯데호텔의 최상위 호텔 브랜드를 의미한다.
또 108~114층은 한 입주자가 한 층을 모두 사용하는 국내 최고급 오피스 공간인 '프리미어 7'이 들어서며 117~123층에는 세계 3위 높이(500m)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운영된다.
한편 이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된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는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 임직원들과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가 오픈하기까지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모든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롯데월드타워가 대한민국 사회의 꿈과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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