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 직장인 A씨는 지난해 9월 유명 개인간(P2P)금융업체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품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 대출자 연체가 발생해 만기일이 지나도록 이자는커녕 원금조차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당혹스러웠다. 짧은 만기와 높은 수익률에만 혹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를 결정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준공률과 설정담보, 투자자 보호책 등을 꼼꼼히 살폈으나 이러한 조건이 '정상 상환'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나마 "1순위 근저당권자이므로 웬만하면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란 조언이 위로가 됐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서 부동산 P2P시장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더욱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넘어 '자산 매각'이라는 적극적 긴축 의지를 내비치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부동산 P2P상품 투자자라면 누구나 A씨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해당 상품에만 1천500명의 자금이 묶였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부동산 P2P대출 잔액은 전체 P2P대출의 66%(2천214억원)를 차지한다. 이 중 77.1%가 A씨가 투자한 상품과 같은 부동산 PF대출이다. 부동산 PF대출 상품은 담보대출상품보다 따져야 할 요소가 더 많다. 건물 준공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완공이 지연될 수 있는 데다, 완공 후에도 건물 가치가 예상보다 낮거나 미분양이 발생할 위험까지 고려해야 하는 탓이다.
그래도 A씨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1순위 근저당권자인 A씨는 '선순위 채권자'로 담보 처분 시 우선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그가 '후순위 채권자'였다면 선순위에 밀려 담보 처분 금액에 따라 원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부동산 PF는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후 P2P업체에서 추가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아 후순위 채권 상품이 많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부동산 PF상품 투자 시 상품 만기와 수익률보다 채권 순위부터 먼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그 다음 확인해야 할 요소는 대출 심사 인력의 전문성이다.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 선순위 채권자라도 투자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100만원 투자 상품의 담보가치가 60만원으로 하락하면, 1순위 채권자라도 40만원은 돌려받을 수 없다.
한 P2P업계 관계자는 "P2P금융업체는 인력 운영상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동산 전문이 아닌 경우 담보 평가 등을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 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 PF의 경우 상품 구조 및 담보 평가 방법 등이 다양해 전문성이 필요한 데다, 리스크 대응에도 취약할 수 있으므로 투자 심사역이 전문성을 갖췄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탁사 협약 및 공증, 연대보증 등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다중의 안전장치를 갖췄는지도 체크하는 게 좋다. 최근에는 부실채권(NPL) 매각 전문 업체와 손을 잡고 대출을 진행하는 업체도 느는 추세다. 그러나 이러한 요건들은 어디까지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일 뿐, '100% 안전투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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