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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앞둔 맥주 3社, 수입산과 맞설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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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판매량, 국산 역전…기존보다 도수 낮춘 3%대 신제품 출시 경쟁 예고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최근 경기불황으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국내 맥주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비맥주, 하이트맥주로 양분됐던 이 시장은 다양한 맛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앞세운 수입맥주의 연이은 공세로 이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국산맥주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 97.2%에서 91.5%로 줄어든 반면 수입맥주는 꾸준히 늘어 2.8%에서 8.4%로 5.6%p 증가했다. 수입맥주의 수입액도 점차 늘어 2008년 3천937만 달러에서 지난해 1억8천158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반입된 수입맥주는 2015년에 비해 30% 가까이 급증한 총 22만556톤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수입맥주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1인 가구 증가로 '혼술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후 집에서 간단하게 술을 즐기는 이들이 좀 더 다양한 맛의 맥주를 찾으면서 수입맥주가 '홈술'의 대표 제품으로 떠올랐다. 또 수입맥주가 1만원에 4캔 가량 살 수 있도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도 인기에 한 몫했다.

이로 인해 편의점에서의 국산맥주 매출 비중도 점차 줄어 올해는 수입맥주 판매율에 역전됐다. 실제로 A편의점에서의 국산매출 비중은 2015년 58%에서 지난해 52%로 감소했고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49%, 48%를 기록했다.

직장인 이서현(34) 씨는 "퇴근 후 편의점에 들러 수입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사서 집에서 먹을 때가 종종 있다"며 "국산맥주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지만 혼자 마실 때는 입맛에 맞는 맛있는 맥주를 찾다보니 수입맥주를 더 좋아하게 됐다"고 밝혔다.

◆맥주 빅3, 신제품·수출·수입맥주 라인업 보강…"위기 돌파"

이 같은 분위기 탓에 국산맥주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수입맥주에 비해 가격이 비싼 상태에서 오비와 하이트가 지난해 말에 맥주 가격을 평균 6% 가량 인상한 후 소비자들은 구입을 더 꺼리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소매점에서의 하우스 맥주 판매 허용 ▲주류 원료 규제 완화 ▲용도구분 표시 폐지 등의 주류 규제 완화정책을 펼치게 되면 이들의 매출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국산맥주 제조사들은 수입맥주 라인업 보강과 함께 성수기를 앞두고 '신제품' 출시로 위기 돌파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다양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기존 알코올 도수(4.3~5%)보다 낮은 3%대 저도 맥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3사 중 하이트진로가 가장 먼저 3%대 맥주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이슬톡톡'을 출시해 저도 탄산주 시장을 이끌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이달 말께 알코올도수 3.8도의 '라이트'라는 이름이 들어간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 '하이트' 제품과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제품에 대해 정해진 바는 전혀 없다"면서도 "제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내부에서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2위 업체인 만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소비자층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형 제조사인 만큼 소규모로 운영되는 수제맥주 제조업체처럼 여러 제품을 선보일 수 없지만 시장성이 맞을 때 적절한 제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충주 제2맥주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는 롯데주류도 오는 5월 말~6월 초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 2014년 프리미엄 맥주인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그동안 제품 생산량이 적고 경쟁사 제품보다 비쌌던 탓에 3~5%의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롯데주류는 조만간 제2맥주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생산량은 연간 10만㎘에서 30만㎘로 늘어나게 돼 이에 맞춰 '소맥(소주+맥주)' 중심의 영업용 주류 시장을 공략할 신제품을 함께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서울 및 경인지역 영업직원 90여명도 채용했으며 신제품 출고가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장 1위 '카스' 보다 낮게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업계에서 '트루거(가칭)'라는 이름으로 알코올도수 3도대의 맥주 신제품을 낼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며 "내부적으로 여러 신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상태지만 카스나 하이트 등과 경쟁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기존 도수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우선 '카스'보다 한국에서만 생산·판매되고 있는 '호가든 로제·유자·체리'에 좀 더 집중하며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미 알코올도수 2.9도의 '카스2X', 3.9도의 '카스 레몬'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저도 맥주 신제품 출시에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최근 '카스 후레쉬' 병 디자인을 교체하며 호응을 얻고 있는 데다 '호가든'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 보다) 카스와 호가든에 좀 더 집중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어 OB 브루마스터 셀렉션'을 통해서도 소비자 요구에 맞는 신제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도 있다"며 "다음달부터 중국에 '카스'를 직수출하고 전 지역에서 판매할 예정인 만큼 지금은 이를 위한 준비에 더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는 종류와 브랜드가 다양하고 소비자 선호도도 높다"며 "국산맥주에서 어떤 신제품을 낼지는 알 수 없지만 여러 시도를 한다고 해서 이런 흐름을 엎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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