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뇌물 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특검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공방이 오고갔다. 오전 공판에서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지원 건과 함께 삼성전자 측이 지원 이전부터 최순실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는가에 대해 다뤄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는 13일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적략실 차장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의 2차 공판을 속개했다.
지난 7일 열린 1차 공판에서는 특검의 공소 요지 및 사건 의미 설명에 이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진술조서를 토대로 시작됐다.
박 전 사장의 진술조서를 토대로, 특검 측은 삼성전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지원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경영권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은 일종의 ‘대가성’이 있었음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삼성전자의 지원이 박 전 대통령의 압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뤄졌으며, 어떠한 대가도 없었음을 피력했다.
13일 오전 2차 공판은 특검이 황성수 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 겸 삼성전자 전무의 진술조서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우선 양측은 삼성전자가 정유라 씨를 위해 승마 지원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지원이 진행됐는가에 대해 공방을 이어갔다.
특검 측은 삼성전자가 마치 승마단을 운영한 것처럼 가장하는 한편, 코어스포츠와 허위 용역 계약을 맺는 등 정유라 개인의 승마 지원을 위한 의도가 충분함을 주장했다. 특검이 밝힌 황 전무의 진술조서에는 “2015년 4분기 2명, 2016년 1분기부터는 6명의 용역비가 청구됐지만 실제로는 정유라 1명만 지원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특검은 언론을 통해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박원오와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황 전무가 이에 대한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본래 6명이 지원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최 씨의 요구로 인해 추가 선발이 이뤄지지 못했고, 정유라에게만 집중됐다”며, 최 씨가 하자는 대로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음을 재차 언급했다.
삼성이 마치 승마단을 운영하는 것처럼 가장했다는 특검에 지적에도 독일 전지훈련과 관련해 단순히 승마단이라고 표현했을뿐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코어스포츠와 실체 없는 허위 용역 계약을 맺었다는 특검의 주장에 대해서도 “허위 계약을 위해서 다수의 회사 핵심 인력이 참석하는 경우는 없다”며 반박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2차 공판이 열리는 오전 중에도 별 다른 움직임 없이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며 재판 내용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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