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4차 산업혁명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을 앞세운 핀테크 기업과 기득권을 가진 금융사간 경쟁과 협업이 필요합니다. 그 다음 필요한 게 정부 규제와 기술의 조화인데, 금융당국은 (IT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반면 금융 산업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게 안타깝습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코스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자본시장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2017 자본시장 IT콘퍼런스'에서 이 같이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 국내 모든 산업의 화두로 떠올랐음에도 여전히 자본시장은 IT 기반 신기술 도입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패널 토의의 좌장을 맡은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 역시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업체의 협력이 4차 산업혁명의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맨해튼의 미 금융 기관은 액셀러레이터로서 핀테크 업체를 적극적으로 인큐베이팅하고 투자하고 있다"며 "핀테크가 등장하면서 기존 금융사의 역할이 줄어든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유망한 핀테크 업체와 합작회사(JV)를 만들거나 사내벤처로 스핀오프하는 등 금융 IT 벤더로 활약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계 스스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핀테크 업체에 투자해 제휴를 맺는 게 빠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 '첫 번째 펭귄'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금융사보다 증권사에서 핀테크 기술 적용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황국현 유안타증권 상무는 "은행에서는 자체 랩(Lab)을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아이디어를 얻고 있으나 증권사는 아직 거기까지는 못 가 있다"며 "현재 증권사들은 어떤 핀테크 업체가 잘 할 수 있을까 탐색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은 방향도 뚜렷한 데다, 잘만 대응하면 돈도 벌고 고객도 유치할 수 있는 만큼 모든 회사들이 무조건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수많은 유효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덜 갖춰진 만큼 이런 부분에 정부가 지원을 해준다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증권사와 핀테크 업체 간 협력을 도모해야 할까. 김석원 지능정보기술연구원 박사는 금융권과 핀테크 업체 간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 관련 IT기술을 서로 공유하고 검증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만 기술 혁신을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인공지능(AI)의 경우 아카이브 사이트에 하루 50편씩 관련 논문이 올라오는데, 이때 오픈소스도 함께 공개돼 논문에 대한 검증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AI가 혁신적인 상황에 접어든 만큼 자본시장도 공개 검증 대회 등을 마련해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다른 사람도 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증권사 최고경영책임자(CEO)의 IT기술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수용 서강대 교수는 "그동안 IT부서는 지원부서로 여겨져 CEO를 비롯한 경영자들이 기술에 대해 얕게 이해해왔다"며 "그러다 보니 '블록체인 위험하지 않냐', '빅데이터 신뢰할 수 있냐' 등의 두려움만 생겼었는데 이제는 기술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IT부서의 기술을 아는 사람들의 CEO의 가장 옆에서 조언을 하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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