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대선주자들이 북핵 책임론과 안보위기 해법, 일자리 대책 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그동안 대선 토론이 네거티브 공세로만 점철됐다는 비판을 인식한 듯, 후보들은 정책 대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토론 중간에 "버릇없다", "이보세요" 등 거친 설전도 오갔다.
특히 후보들은 북핵 원인과 해법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안보실패의 책임을 보수정권에 돌리며 남북 평화협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북지원정책을 비판하며 전술핵 도입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 2017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참담하게 안보에 실패한 안보무능 정권"이라며 "보수후보는 안보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한미동맹을 중시하지만, 안보문제는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안보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남북간 평화협정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 ▲북미 관계 정상화 ▲다자외교 등을 주장했다.
심 후보 역시 그동안 보수가 주창한 안보 제일주의는 가짜 안보라고 비판하며 "절대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며 "방산비리를 뿌리뽑고, 지능 자율형 군대로 병사들의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고, 전문병사를 양성해서 전방에 배치하고, 후방에 징병 군사를 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홍 후보는 "문 후보가 북핵 위기를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넘기는데, 국민은 지금 위기가 DJ·노무현 정부 때 70억불 이상을 북에 퍼줬기 때문"이라며 "핵을 도입해 북핵이 제거될 때 같이 빠져 나가면 된다"고 남북 핵균형 정책을 강조했다.
유 후보 역시 "이명박, 박근혜 정부 동안 국가안보를 잘해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북에 흘러든 그 돈으로 1차 핵 실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술핵 배치 ▲사드 조기 도입 ▲핵우산 개편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와 달리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북관계 악화에는 지금 여야 모두 다 책임있다"며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를 추구한다는 지향점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해법, "정부 주도"vs"민간 주도"
아울러 대선주자들은 일자리 해법을 놓고서도 이견을 나타냈다. 특히 홍 후보와 유 후보, 안 후보는 민간주도의 일자리 창출을 주장한 반면, 문 후보와 심 후보는 정부 주도의 공공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국가재정을 투자해 일자리 만드는 시대는 지났다"며 "투자를 최소화해 정부역할을 최소화하고 기업환경을 최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도 "일자리는 당연히 민간이 만드는 것"이라며 "국민세금 걷어 공공일자리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고 문 후보의 공공일자리 정책을 비판했다.
안 후보 역시 "일자리를 만들거나 경제가 성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간과 기업이 주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후보는 "일자리를 민간부분이 주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우리는 그동안 시장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며 "지금도 시장에만 맡기자는 것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 후보도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는 낙수효과"라고 일갈했다.
◆洪 "盧 뇌물 의혹 재수사"에 文 "이보세요"
문 후보와 홍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뇌물 수수 의혹을 놓고 거친 언쟁을 벌였다. 홍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이 직접 (뇌물을) 받았으면 재수사해야지 않느냐"며 "640만 달러는 뇌물이니까 환수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뇌물이 되려면 적어도 노 대통령이 직접 받았거나 뜻에 의해 받았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수사기록을 보면 당시 중수부장의 말은 노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돈을 요구했다"고 재반박했다.
이에 문 후보는 "이보세요. 제가 검찰조사 때 입회한 변호사"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반발하며 "아니 말씀을 왜 그렇게 버릇없이 하느냐"며 "'이보세요'라니"라고 화를 내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밖에도 대선후보들은 차기 내각 구성의 기준도 언급했다. 문 후보는 '도덕성·개혁성·대탕평·대통합', 홍 후보는 '능력·청렴성', 안 후보는 '통합정부', 유 후보는 '능력·도덕성', 심 후보는 '촛불 개혁 내각' 등을 중요 요건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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