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봄 이사철 성수기를 맞아 주택경기가 개선될 경우 둔화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2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최근 가계대출이 은행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주택거래 감소, 정부의 가계대출 및 부동산 관련 대책의 영향,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 및 비은행의 가계대출은 올 들어 11조원 증가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규모(14조1천억원)가 축소됐다.
특히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 1∼3월 중 5조9천억원이 증가해 전년 동기 증가액 9조9천억원에 비해 증가규모가 4조원 줄어들었다.
반면 비은행 가계대출은 올 1∼2월 중 5조1천억원 늘어나며, 전년 동기 4조2천억원에 비해 증가액이 9천억원 늘었다.
한은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배경으로 주택가격 상승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주택거래가 전분기에 비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주택가격 상승률4은 2015년 11월 이후 점차 낮아지고 있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 이후 크게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주택시장 관망세가 확산되고 주택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계절적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및 부동산 관련 대책도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 기여한 것으로 진단했다.
그동안 정부는 가계대출 구조 개선 및 증가세 억제를 위해 지난해 상반기에는 은행권을 대상으로 '여신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집단대출 증가세 관리 및 청약시장 안정을 위해 8.25 가계부채 대책과 11.3 부동산대책을 시행했다.
한은은 "이런 정부대책의 영향 등으로 주택 관련 대출공급과 자금수요가 제약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도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상승이 국내 장기시장금리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상승했다. 은행들이 분할상환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함에 따라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까지 상승하자 가계대출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련 대책 영향,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정부에서 발표한 가계대출 관리 대책 중 잔금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등 일부는 올해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정부는 최근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비은행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리대책을 도입했다.
이 같은 정부 대책들은 당분간 가계대출의 증가세 둔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또한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할 경우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추가 금리 상승 시 가계대출 수요 둔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올해 중 미국 연준의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추후 국내 장기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동산경기도 변수로 제시했다.
올해 1∼2월 중에는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도 축소됐으나 3월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가격 상승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고, 봄 이사철이 도래하면서 주택거래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도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한은은 "앞으로 가계대출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련 대책과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봄 이사철 이후 주택경기가 개선될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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