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지영기자]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 9일 오후 8시. 방송사 공동 예측조사위원회(KEP) 출구 조사가 결과가 발표되자 여의도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당사에는 정적이 흘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1.4%를 뒤이어 홍준표 한국당 후보가 23.3%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화면에 띄워지자 당 지도부를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가 없이 화면을 멍하게 응시했다. 실망한 기색을 애써 감추려는 듯 모두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이날 당사 2층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은 오후 7시께부터 선대위 관계자들과 취재 기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상황실에는 정우택·박정이 공동상임중앙선대위원장, 원유철·홍문종·김광림 중앙선대위원장,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김선동 종합상활실장 등 당 핵심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당 관계자들은 출구조사 발표 2분 전인 7시 58분께 자세를 고쳐잡고 바르게 앉았다. 정우택 위원장은 양 손을 무릎 위에 두고 진지한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했다. 진한 눈썹의 박정이 위원장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화면을 응시했다. 다들 비장한 모습으로 방송 화면에 나오는 카운트다운을 바라봤다.
출구 조사가 발표된 직후 당 관계자들 뒤에 앉은 당원들은 탄식을 터뜨렸다. 곳곳에서 '아~'라는 소리가 나왔고, 상황실 밖에서 '아이고'라는 지지자들의 탄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당 관계자들은 표정 관리를 하자고 약속이라도 한 듯 초지일관 무표정이었다.
지역별로는 대구 지역 지지율 발표에서 다행 섞인 목소리와 약간의 웅성거림이 있었다. 대구에서 홍 후보가 44.3%를 기록하자 당 관계자들 뒤에 앉은 당원들 사이에선 "옳지! 옳지!" "대구에선 좀 나왔네"라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광주 지역에서 문 후보 59.8%, 홍 후보 1.2%, 전북 지역에서 문 후보 65%, 홍 후보 3.1%라는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자 지도부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 정자세로 화면을 응시하던 박정이 위원장은 깊게 날숨을 내쉬었다.
결과 발표가 끝나고 당 관계자들은 한참을 화면을 응시하며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이들은 20여 분간 굳은 표정과 자세를 유지했다. 8시 24분께 정우택, 박정이 위원장이 자리를 뜨면서 핵심 위원들이 하나둘 자리를 떴다.
발표 후 30여 분이 흐르고 한 지지자가 상황실에 들어와 선대위원들을 향해 "실망하지 마세요.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탄핵시키면 돼요. 탄핵 사유 있으니까 탄핵시키면 돼요"라고 말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안상수, 원유철, 정갑윤 의원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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