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문재인 정부가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과 관련해 단계적인 기본료 폐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약으로 '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를 강조했지만,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위축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 일괄 폐지가 아닌 점진적으로 이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인 것.
14일 국회 및 업계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국가기획위원회를 통해 단계적 기본료 폐지 등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 관련 구체안을 논의한 뒤, 확정안을 미래창조과학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5G는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SK텔레콤과 KT가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황. 문재인 정부 역시 미래 먹거리로 4차 산업혁명 및 5G 선점을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본료 폐지 등 기존 공약 실행 등에도 이를 감안, 단계적인 조치 등 방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전문가들 역시 이 같은 방향이 기본료 일괄 폐지 등에 따른 충력을 완화하고, 정책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선(先) 2G·3G 기본료 폐지, 후(後) LTE 기본료 폐지 순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기업들의 영업이익 감소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정책을 실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5G의 본격 상용화 시점인 2020년이면 LTE 장비의 감가상각이 끝나 이에 맞춰 LTE 기본료 폐지에 나서면 통신사 역시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로서는 5G망 구축 및 이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가 불가피해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 이 가운데 현재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LTE 서비스에 대해 강제적인 요금인하 등이 추진될 경우 이에 대한 반발이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기본료 폐지 등 정책이 불가피하다면 2G 등 일부 서비스 부터 적용하고 LTE 등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의 ICT공약 수립에 참여했던 관계자 역시 "4차 산업혁명을 중심에서 만들어진 ICT 공약들은 규제를 풀어주는 게 핵심으로, 정부가 이를 통해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게 키워드"라며 무리한 정책 추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통 3사 등 업계도 문재인 정부의 통신 기본료 폐지 정책 방향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강조해 온 5G 육성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권익 향상 측면에서 기본료 폐지 정책 취지에는 일부 공감하나, 5G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당근'이 필요하다는 것.
통신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본료 폐지라는 채찍과 5G 지원이라는 당근을 동시에 내놓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이익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통신사업자 외 정부까지 육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기본료 폐지를 감안하더라도 5G 선도를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책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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