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한다. 꺼려하던 설계 유출 우려를 최소화하고, 애플 등 빼앗긴 고객사를 다시 찾아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는 메모리와 시스템LSI(팹리스), 파운드리 사업으로 나뉘게 됐다.
삼성전자는 12일 DS부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시스템 LSI사업부는 사업별 전문성 강화로 고객에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책임경영을 통해 각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팹리스(Fabless)와 파운드리(Foundry)사업으로 분리하고 신임 사업부장을 인선했다.
시스템LSI사업부 SOC개발실장 역할을 했던 강인엽 부사장은 시스템LSI사업부장으로, 신설된 파운드리사업부장에는 정은승 부사장이 맡는다. 정 부사장이 맡고 있던 반도체연구소장은 강호규 부사장이 대신한다. TP센터장에는 최정혁 부사장, LED사업팀장은 정태경 부사장, 미주총괄은 최주선 부사장이 내정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사업부는 현재의 조직구조를 유지하면서 차별화된 기술경쟁력 확보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강화는 반도체 호황기와 맞물려 고객사를 확보하고 수탁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퀄컴, AMD, 엔비디아 등 규모가 큰 고객사들을 유치하며 높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애플을 TSMC에게 빼앗기면서 가장 큰 고객사를 잃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모바일AP인 '엑시노스'를 직접 설계할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도맡고 있다. ARM의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코어까지 재설계하는 등 SOC사업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며, "다만, 삼성전자가 SOC 설계와 수탁생산을 시스템LSI사업부 한자리에 모아놓다보니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멀티밴더 전략을 중시하는 애플이 TSMC에 AP 생산을 전량 맡긴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4위에 위치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45억1천800만달러(한화 약 5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대비 약 80%가량 매출증가를 이뤘다. 당분간 반도체 호황기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상승기류를 탈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강인엽 부사장은 1985년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를, 1987년 전자공학 석사를 취득한 후 1996년 UCLA 전기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마쳤다. 퀄컴에서 역량을 쌓은 강 부사장은 2010년 삼성전자 DMC연구소 샌디에고랩장을 시작으로 시스템LSI사업부 SOC개발실장까지 올랐다.
정은승 부사장은 1983년 서울대에서 물리교육학 학사, 1985년 물리학 석사 학위를 거친후 1996년 UT 알링턴 물리학 학사를 취득했다.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시스템LSI사업부 ASIC제품기술을 도맡다 기술개발실 팀장, 파운드리사업팀 제조센터장을 거쳐, 반도체연구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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