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투표를 이루겠다는 강력한 뜻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 개헌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초청한 자리에서 개헌에 대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력한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스스로 말에 많은 강박 관념을 갖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개헌에 탄력을 받게 됐다. 그동안 국회 개헌특위에 2/3 이상의 의원들이 참여하는 등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경제 위기 등 정권의 반대 때문에 개헌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가 개헌에서 국민 의견 수렴 역할을 한다면 대통령이 절대 발목을 잡거나 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국회 개헌특위가 있는 만큼 여기서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개헌 발의권이 있는 대통령이 개헌을 발의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민적 의견 수렴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것이 잘 되지 않으면 그 당시까지 국민적 합의를 본 부분에 대해서만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회가 개헌 논의의 결론을 내지 못하면 정부가 그동안의 의견 수렴안을 바탕으로 개헌안을 낼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이 개헌에 적극성을 보인 것에 대해 국회는 저마다 호평했다. 개헌을 추진했던 야당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개헌 논의에 불이 붙을지는 미지수다. 새정부 초반 여러 개혁 과제가 산적한 데다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개헌 이슈에 정부여당이 힘을 쏟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의원 2/3 이상이 개헌 필요성을 인정하는 등 개헌에 대한 동력은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탄생의 계기로 보고 있는 촛불집회의 정신도 개헌을 통해 국가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인만큼 정부 및 국회에 의해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권력구조 개편, 文 대통령은 권력 분상형 중임제 선호
우선 권력구조 개편이 눈길을 끈다. 단임제 형태의 제왕적 대통령 구조가 국정 농단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을 나누는 형태의 중임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국회 개헌특위 토론회에서 ▲국민중심 개헌 ▲분권과 협치의 개헌 ▲정치 혁신 개헌을 3대 원칙으로 내세웠다. 현재 대통령에게 집중적으로 몰린 권한을 지방정부 등으로 이관하겠다는 것이다.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과 선거제도 개편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하지만 선거제도 개편을 전제로 내각제 등 다른 형태의 권력구조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부마 항쟁, 5.18 민주화 운동, 6월 항쟁, 촛불혁명의 정신을 넣고 국민 기본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들이 이에 대해서는 유보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합의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자유한국당 의원 수는 107명으로 이들이 반대하는 국회 의석수 2/3가 필요한 개헌 통과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한편, 정치권에서 대체적으로 합의가 이뤄진 2018년 6월 지방선거 날 동시 국민투표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개헌 과정을 고려하면 내년 2월 중순까지는 정부와 국회가 합의해 개헌안을 발의해야 하지만, 국민 기본권과 권력 분산 등의 논의로 들어가면 각 정파 간 입장 차이가 상당하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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