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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야·지니·하이 빅스비! …AI 호칭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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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AI 호출어 속 인식률·친밀감 높이기 위한 시도

[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최근 사물인터넷(Io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확산 속 그 중심에 '인공지능(AI) 비서'가 뜨고 있다.

통신사는 물론 포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스피커와 IPTV 셋톱박스, 앱 등 다양한 형태로 AI 비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것.

음성인식은 AI 보급에 필수요소로 꼽히고 있다. 쇼핑, 음식배달, 뉴스, 음악감상 등 여러 서비스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로써 향후 활용 가능성이 큰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를 가진 AI 비서들은 SK텔레콤의 누구(NUGU)의 '아리야', KT 기가지니의 '지니', 삼성전자 빅스비의 '하이 빅스비'와 같은 개성있는 호칭, 이른바 '호출어(wake-up-word)'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호출어는 어떤 원리로 정해질까. AI 비서들의 호출어에는 서비스 연계와 브랜드 이미지, 인식률 향상, 친밀감 형성 등을 고심한 흔적과 각 업체들의 전략이 녹아 있다.

◆ '파열음·끊어지는 단어'가 인식률 높아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의 호출어는 '아리야'다. 당초 사용자가 설정한 호출어를 사용할 수 있게도 고려했지만, 인식률 향상을 위해 아리야 외에 '팅커벨','크리스탈', '레베카'로만 바꿀 수 있다.

'누구' 호출어는 SK텔레콤의 스마트홈 활용을 위해 사용된다. '아리야, 노래 틀어줘'라고 하면 음원서비스 멜론에서 노래를 검색해 틀어주고, '아리야 11번가 추천상품 알려줘'라고 하면 상품을 설명해주는 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람들이 불렀을 때 발음이 뭉개지지 않고, 'ㅌ' 'ㅋ'처럼 딱딱 끊어져 인식률이 높은 것을 골랐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KT의 AI TV '기가지니'의 기본 호출은 '지니야'로 하고 있다. 이를 '기가지니'나 '친구야', '자기야'로 변경할 수 있다. 가령 KT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와 결합하면 '지니야, 치킨 시켜줘'라고 주문하면 114 전화번호 안내 DB를 이용, 현재 영업 중인 가게로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KT 관계자는 "일상에서 쓰이는 단어 중 비슷한 발음이 적은 단어, 된소리 또는 파열음이 들어가는 강한 발음이 들어가면 좋다"며 "오인식 방지와 인식률 향상을 위해 3음절 이상을 기준으로 호출어를 골랐다"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S8에 탑재된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의 호출어는 '하이 빅스비(Hi Bixby)'다. 당초 빅스비의 첫 호출어는 그냥 '빅스비'였다. 브랜드 이름과 통일성을 갖기 위해서였지만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변경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발음하기 쉬운 'X' 발음을 넣고, 동양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V' 대신 'B'를 넣었다"며 "하지만 인식률을 제고하기 위해 하이 빅스비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 사람과 대화하듯 친근함 느껴져야

친밀감 역시 중요한 고려 요소다. 이 때문에 AI 비서들의 제품명과 호출어는 사람이름처럼 정해지곤 한다. IBM의 '왓슨(Watson)', 아마존의 '알렉사(Alexa)' 등이 대표적이다. 이 덕에 AI 비서와의 대화가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누구'를 개발할 때 20대 중후반 여성을 모델로 했다. 여러 성우 중 가장 감성적인 목소리를 가진 성우를 채택했다는 후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끼는 여성 성우의 목소리를 사용, 호출어도 자연스레 여성스러운 단어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KT의 '기가지니' 역시 여성의 목소리만으로 실행된다. 단 호출어에 성 정체성이 부여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빅스비'는 중성적인 정체성을 꾀하려 했다. 또 앞선 제품들과는 달리 사용자가 남자 혹은 여자의 목소리 중 고를 수 있도록 한 것도 차이.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인지(gender sensivity) 개념을 고려했다"며 "먼저 출시된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의 경우 여성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많아, 빅스비의 이름을 정할 때 중성적인 단어를 고르는 데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도는 마케팅적으로 사용자와 AI의 친밀감을 높여, AI 비서 제품의 심리적 접근성을 높여준다는 의견이 있다.

박재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 브랜드인사이터는 "AI라는 매개체가 사용자들의 마음 속에 기계로 포지셔닝되면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소통한다는 느낌을 주기 어렵다"며 "기가지니와 누구의 호출어인 '지니야'와 '아리야'가 가장 친숙하고 인간미가 느껴지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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